전설의 밴드 들국화, 27년 만에 다시 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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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밴드 들국화, 27년 만에 다시 만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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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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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걷고 걷고’… 용트림하는 듯한 삶의 에너지와 드러머 故주찬권 대한 그리움 절절히 묻어나

 밴드 들국화<사진>의 새 앨범 `들국화’에는 힘이 넘쳐난다.
 메인 보컬 전인권(59)은 28년 전 `행진’(1985)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바뀌며 겪은 삶의 질곡이 자연스레 덧씌워졌다.
 발매에 앞서 2일 미리 접한 이들의 노래는 용트림하는 듯한 삶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동시에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드러머 고(故) 주찬권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이 묻어났다.
 `들국화’는 밴드 원년 멤버인 전인권, 최성원(베이스·59), 주찬권이 지난 1986년 2집 이후 27년 만에 다시 뭉친 결과물이다. 팀의 음악적 색깔을 다시 살린다는 의미로 1집명이자 팀명인 `들국화’를 앨범명으로 붙였다.
 전인권의 에너지와 슬픔이 어우러지는 보컬, 최성원의 감성적인 연주, 주찬권의 심금을 울리는 드러밍이 조화를 이룬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트랙이자 선공개곡인 `걷고 걷고’는 이러한 팀의 색깔을 잘 드러낸다.
 `2013년판 행진’을 내세운 이 곡에서 멤버들은 “걷고, 걷고, 걷는다”라는 단순한 메시지 안에 지난 30년의 음악과 인생 여정을 함축해 녹여냈다.
 들국화컴퍼니는 “`행진’이 20대 후반 전인권을 담은 노래라면, `걷고 걷고’는 전인권이 50대 후반에 바라보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전인권이 과거 약물 중독 등의 구설로 삶의 가장 찬란한 시기에 어려움을 겪은 일을 떠올린다면, 예순을 바라보는 그의 `걸음’은 단순히 발걸음을 떼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으리라고 쉬이 예측할 수 있다.
 이어지는 트랙 `노래여 잠에서 깨라’에서는 오랜만에 의기투합한 `들국화’라는 이름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드러난다. 묵직한 베이스와 드럼에 힘 있는 보컬이 더해지면서 한국 대표 록밴드의 부활을 포효하는 것.

 “네가 다시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나를 다시 느낄 수 있게”라는 전인권의 노래는 오랜 세월 기다린 팬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거는 주문처럼 들린다.
 5번 트랙 `하나둘씩 떨어져’를 시작으로 `친구’·`들국화로 필래(必來)’까지 이어지는 노래들은 주찬권을 향한 멤버들의 애끓는 그리움이 담겼다.
 세상을 떠난 그를 낙엽에 비유한 `하나둘씩 떨어져’에서 전인권은 “그대 어디로 갔나… 그대 어디에 있나”라고 절규하고, 그의 사후 감정을 보태 다시 녹음했다는 `친구’는 더욱 애처롭다.
 그러나 주찬권은 그리움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들국화로 필래’에서 제목처럼 찬란하게 피어난다.
 원래 코러스의 개념으로 참여한 주찬권의 보컬을 사후 최성원과의 듀엣곡으로 복원, 재구성한 것이다.
 들국화컴퍼니는 “주찬권은 세상을 뜨기 바로 전날까지도 이 곡을 녹음하며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최성원과 처음으로 듀엣으로 후배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전했다.
 신현준 성공회대 교수는 이번 앨범에 대해 “들국화는 단지 건재할 뿐만 아니라 부단히 진화하고 있음을 입증했다”며 “주찬권의 허망한 죽음으로 만들어진 이 음원들은 문자 그대로 소중한 기록(recording)이다”라고 평했다.
 또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신곡 다섯 곡의 무게감은 정말 압도적”이라며 “올해 조용필이 외국 작곡가의 곡으로 시대 트렌드에 맞는 옷을 입었다면, 들국화는 1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30년 가까운 세월에서 얻은 통찰을 더했다”고 분석했다.
 들국화는 3일 0시 `걷고 걷고’를 음원 사이트를 통해 먼저 공개하고, 6일 앨범 전곡을 음원 사이트와 오프라인 CD로 선보인다.
 신곡 5곡, 리메이크곡 2곡, `행진’·`그것만이 내 세상’ 등 기존 발표곡 12곡 등 총 19곡을 2개의 CD에 나눠 담았으며, 오프라인 음반에는 `히 에인트 헤비 히즈 마이 브라더(He ain’t heavy He`s my brother)’·`애즈 티어스 고 바이(As Tears GoBy)’ 등 팝송 커버 2곡도 추가로 수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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