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서울시간여행편… 무방비상태 시청자 눈물샘 자극 호평
지난 9일 방송한 `1박2일’은 설을 맞아 모두 고향으로 떠나고 텅 빈 서울에서 진행됐다.
서울역에서 오프닝 장면을 찍는데도 사람들은 역 안으로 발길을 옮기기에 바빴고, 가장 오래된 사무실을 찾아 연지동으로 향하며 지하철을 탄 김주혁을 알아보는 시민도, 가장 오래된 다리인 중랑천 살곶이 다리에서 차태현과 퀴즈를 풀 시민도 없었다.
`무식’을 대표하는 김종민과 김준호가 정동을 찾아 구한말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을사늑약이 왜 조약이 아닌 늑약인지를 외우는 장면은 웃음과 배움을 동시에 주는 유익한 장면이기도 했다.
출연진과 시청자를 깜짝 놀라게 하고 눈물까지 흘리게 한 건 그다음.
대표적인 서울 명소인 남산과 창경궁, 명동성당에서 환희와 열정, 고독을 주제로 한 사진을 찍어오라는 미션에 출연자들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 바닥에 떨어진 붕어빵을 주워 먹기까지 했다.
심사를 하겠다며 모인 KBS 편집실에서 제작진은 출연진의 부모가 젊었을 적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출연진의 사진과 합성해 선물했다. 김주혁은 자신이 섰던 명동성당 마당에서 데이트하는 젊은 부모를 만났고 차태현은 남산 팔각정에 신혼여행을 간 부모와 같은 자리에 섰다. 김종민도 어렸을 적 돌아가신 아버지와 창경궁에서 나란히 섰다.
그런 출연진들이 무방비상태에서 눈물을 쏟게 한 서울편이야말로 `유호진 표 1박2일’의 시작이라는 평가다. 이날 방송은 뜨거운 호평 속에 시청률 14.5%로 일요일 저녁 6개 예능 프로그램 중 러닝맨(14.9%)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유 PD는 이날 기획에 대해 “설 당일과 촬영일이 겹쳤고 명절에 고속도로 사정이안 좋아 움직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먼저였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은 누구나 아는 곳이고 각자의 취향이 다르니 설악산의 대청봉처럼 여기가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텅 비어 있는 서울을 평소와 다른 의미로 접근해보자고 했고 서울을 광역으로 다루는 대신 시간 축을 생각해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획이 앞으로 중심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유 PD는 “예능은 재미있으면 그만이고 현실적인 조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구현해 내는 것”이라며 “다만 감수성이 좋은 사람들이 모인 팀의 성격상 따뜻함이나 인간적인 부분들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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