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어 연기할 수 있는 지금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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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어 연기할 수 있는 지금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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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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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장과 군수’ 주연 유해진
 
 유해진<사진>이 드디어 주연을 꿰찼다. 영화 `이장과 군수’(감독 장규성, 제작 싸이더스FNH)에서다.
 유해진은 뛰어난 조연배우 중 한 명으로 관객에게 각인돼 있다.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혈의 누’ 등부터 지난해 `왕의 남자’ `타짜’까지.
 최근 만난 유해진에게 “지난해 2000만 배우였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뭘요. 작품이 좋았죠”라는 쑥스러워하는 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대중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 각인시킨 TV 드라마 `토지’에 대해 말을 꺼내니 그는 “내 인생에서 참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토지’에서 그는 서희를 끝까지 괴롭히는 친일 앞잡이 김두수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쪽에서는 코믹 이미지가 강했어요. 그래서 선뜻 악역을 맡기는 경우가 없었죠. 한 단면만 보이는 것 같아 답답하고 짜증도 나곤 했는데 그때 이종한 감독님이 제게 제안하셨습니다. 드라마 PD이신데도 제가 출연한 영화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셨고, 저에 대한 평가가 정확했습니다. 정말 두고두고 가슴에 남아 있는 배역이었고, 존경하는 감독님입니다.”
 `이장과 군수’ 이야기를 시작했다. 촌스러운 이장은 차승원이, 주민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일하는 뚝심 있는 군수 역을 유해진이 맡았다는 것부터 화제가 됐다.
 “반드시 코믹한 연기만 했던 것은 아닌데 관객이 절 대할 때 웃음으로 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캐릭터 잡기가 굉장히 고민스러웠고 힘들었습니다. 주민을 위해 방사성 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하려는 노대규가 웃겨 보인다면 그가 하는 일의 신빙성이 없어지잖아요. 그렇다고 딱딱한 표정을 지을 수는 없어서 정극이면서도 경쾌하게 가려는 톤 조절이 힘들었죠.”
 그러면서 유해진은 “여러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결국 이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는 남자들의 우정”이라고 소개했다.
 “왜 우리 한국 남자들 보통 그러잖아요. 싸웠더라도 `야, 언제 술 한잔 하자’, 그렇게 화해를 신청하고 상대편도 `무슨 술이야’하면서도 `언제?’하고 쓱 지나갑니다. 그런 한국 남자들의 우정이에요.”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혈의 누’ 등 벌써 여섯 편째 같이 호흡을 맞춘 차승원과는 현장에서 따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친하다. “그냥 한마디 하면 서로 알아듣는다”는 한마디로 정리한다.
 드디어 주연이다. 별다른 감회가 없을까. 나름대로 들뜬 대답을 기대했는데 웬걸.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다”는 짤막한 답변이 돌아온다. 이어진 그의 말.
 “비중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안 좋은 작품인데 내 역할만 좋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작품이 좋으면 어느 역이든 상관없죠. 조연 생활을 오래해서인지 몰라도 조연이 좋아요. 저 자신 같기도 하구요. 조연만 하더라도 감지덕지했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뭘. 그저 연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요. 그리고 연기하면서 참 좋은 감독님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제겐 복입니다.”
 그는 관객이 자신을 좋아해 주는 게 “우리 생활에서 가까이 있는 모습 같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했던 역할, 즉 `왕의 남자’의 광대나 `타짜’의 도박꾼만 보더라도 그저 사는 게 목적인 인물이에요. 생계가 사는 목적인 거죠. 요즘 살기 힘들잖아요. 그런 모습을 저를 통해 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상진 감독의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을 촬영하느라 정작 자신은 인터뷰하던 날까지 `이장과 군수’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한국영화가 위기론과 함께 최근 개봉작들도 썩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요즘, 그래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장과 군수’는 29일 개봉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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