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배고팠던 나라가 새로운 모습을 보인 것 가운데 하나가 외식산업의 발달이다. 1993년 전국의 음식점이 38만9514개 였다는 당국의 통계가 그 반증이다.10년전보다 4.3배나 늘어난 규모다. 시장 규모가 연간 17조원이었다고 한다. 10여년이 더 흐른 지금은 서양의 패스트 푸드 쯤은 마음만 내키면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다. 되레 뱃살을 걱정하는 판이다.
세태가 이렇듯 산업구조도 근본이 바뀌다시피 했다. 1998년 이후 우리나라 먹을거리 가운데 수입품이 50%를 넘는다고 한다. 그 가운데 55%가 중국산이다. 시장 개방도 원인이지만 농업의 설땅이 자꾸 좁아진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전통 농업국가에서 농산물 수입이라니 어딘가 아귀가 맞지않는 현상같이만 느껴진다. 천하의 대본(大本)이라는 농업의 현실이 이렇다.
한미 FTA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쌍방이 민감한 문제엔 살얼음 위를 걷듯 입조심 말조심을 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막판에 어떤 `빅딜’이 이뤄질지는 두고 볼일이다. 그러나 우리 농민들이 살아날 길은 이미 드러나있다. 경쟁력 확보가 그 해답이다.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안전성이 첫손에 꼽혀야 한다.못미더워 하면서도 중국산 농산물 앞에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것은 싼 값 때문이 아닌가. 우리 농민들이 값싸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해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느냐고 퉁명스러운 소리를 할 것만은 아니다. 한해 소득이 억대를 헤아리는 귀농민들을 눈여겨 볼 필요는 없는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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