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이름으로 피고인 정당하게 심판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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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이름으로 피고인 정당하게 심판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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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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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DVD `부러진 화살’

 `석궁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교수지위 확인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2006년 1월 15일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박홍우 판사를 집 앞에서 석궁으로 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그간 `석궁사건 진실규명과 김명호 교수 석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이 활동하며 재판의 부당함과 김 씨의 억울함을 호소해 왔지만, 대중적인 관심에 불을 지피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듯 하다.
 영화는 실화를 담은 동명의 르포소설을 원작으로 했지만,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상당 부분 허구를 가미했다.
 김명호 교수가 `김경호’(안성기 분) 교수로, 변호사 박훈(박원상 분) 씨가 `박준’ 씨로 바뀌었고, 허구의 인물로 사회부 기자인 `장은서’(김지호 분)가 추가됐다.
 영화는 김경호란 독특한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면서 시작한다.
 수학과 교수인 김경호는 재직 중인 학교에서 동료 교수가 출제한 대입 시험 문제의 오류를 지적하고, 학교 측은 명예를 앞세우며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킨다.
 이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부터 김경호의 캐릭터는 극명히 드러난다. 그는 원칙을 목숨처럼 지키는 사람이어서 그 틀을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는 답답한 고집불통이다.
 학교 측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 법원에 소송을 낸 그는 이 학교 출신인 판사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잇따라 패소하자 판사들에게 원칙을 깨우쳐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석궁을 들고 담당 부장판사를 찾아가 따진다.
 이어 장면은 법정으로 전환되고 담당 부장판사는 피가 묻은 옷을 증거로 내밀며 자신이 테러를 당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김경호는 위협만 했을 뿐 판사를 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한다.
 고집불통인 김경호는 판사든, 변호사든 자신의 말을 끊으면 화를 내고 심지어 재판을 거부하기까지 한다. 이런 김경호에 혀를 내두르며 변호사들이 나가떨어지지만, 노동 전문 변호사인 박준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진다.
 영화는 박준이 김경호와 함께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따지는 과정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우리 사회에서 사법부가 어떤 의도를 갖고 판결할 때 한 사람을 어떻게 눌러버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는 이 사건 하나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정지영 감독은 상당히 무거울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를 노련하게 풀어냈다. 장면 전환도 빠르고 군더더기도 별로 없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특히 능글능글한 듯하면서 정의감 넘치는 박준 변호사의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안성기는 평소의 이미지와는 다른 괴팍한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표현했다.연합
 상영시간 100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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