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쉰 적 없어… 무대 설 수 있다는 것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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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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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타우 6년 만의 화려한 귀환, 신곡‘이리와봐’발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래퍼 마스타우(36·사진)의 시작은 꽤 강렬했다.
 이현도의 ‘완전힙합’(2000) 앨범과 지누션의 3집(2001)에 참여하고, 서태지 컴백 공연에 객원 래퍼로 등장해 힙합계의 ‘물건’으로 꼽혔다. 2008년에는 래퍼 DM과 ‘젊은 갱스터 연합’이란 뜻의 팀 YMGA로 앨범을 내고, 스스로 ‘힙합계의 골칫덩어리’라며 혈기왕성한 허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는 이 앨범 뒤 지난 6년간 래퍼로서의 음악 행보가 뜸했다. ‘음악을 그만뒀나’, ‘YG를 떠났나’란 궁금증이 일 정도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
 2012년부터 이하이의 ‘1, 2, 3, 4’, 투애니원의 ‘너 아님 안돼’, 하이 수현의 ‘나는 달라’ 등에 작사가로 이름을 올려 래퍼보다는 프로듀서로 전향했다는 느낌도 줬다.
 그런 그가 지난 7월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3’에서 타블로와YG 프로듀서팀으로 심사에 참여하며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도전자에게 공감 가는 직언을 하거나 자신의 팀원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확인시켜줬다. 이 과정에서 도전자인 래퍼 바스코의 무대에 대해 ‘댓츠 노 노’(That‘s No No)라고 평해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이 여세를 몰아 마스타우가 이달 초 6년 만의 신곡인 ‘이리와봐’를 발표했다. ‘쇼미더머니 3’의 심사위원인 래퍼 도끼와 이 프로그램 우승자 바비가 피처링으로 가세해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최근 마포구 합정동 YG 사옥에서 만난 마스타우는 “음악을 쉰 적은 없다”며 “매일 이곳에서 곡 작업을 했다. 회사에서도 가수보다 프로듀서로 위치를 차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지런히 작업했다고 해서 그게 열심히 한 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작업의 결과물이 중요한데 결국 내가 게을렀던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1년 전 그는 온라인 음악 배급 플랫폼인 사운드클라우드에 ‘왓츠 업’(What’s UP) 등 작업한 세곡을 무료 배포했지만 널리 알려지진 못했다.
 그는 “내 딴에는 작업한 노래가 계속 정체되니까 공개한 것”이라며 “내가 대중성이 강한 음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노래도 나이를 먹어가니 썩히기 아까웠다. 그 덕에 다시 새롭게 음악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공백기 동안 양현석 대표에 대한 서운함은 없었을까. YG에는 좋은 음원을 직접 생산하는 스타들이 많아 앨범 발매 라인업에서 계속 밀렸을 수도 있는 일이다.
 “YMGA를 끝내고 양현석 대표님이 ‘네가 음악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면 이곳에서 계속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앨범을 준비하란 ‘콜’도 하셨고요. 그래서 좋은 음악이 나와 양 대표님이 ‘이거다’라고 할 때까지 작업했죠. 계속 들려 드렸는데 그간 많이 까였어요. 하하.”
 그러나 그는 자신의 1%의 가능성이라도 믿어준 양 대표에게 “무조건 감사하다”고 했다. 양 대표는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래퍼로 활동하던 그가 오갈 데 없을 때 손을 내밀어줬다.
 그는 “1999년 이현도 형 밑에서 나와 미국으로 돌아가려는데 돈이 없었다”며 “미국서부터 친하던 당시 원타임의 테디(현 YG 소속 프로듀서)에게 비행기 편도 티켓값만 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YG를 찾아갔는데 이때 양 대표님이 왕복 티켓을 끊어주셨다. ‘기회가 되면 다시 나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돌아간 지 6개월 만인 2000년 그는 한국으로 와 YG에 둥지를 틀었다. 무조건 연습생으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003년 솔로 1집, 2007년 2집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YMGA로도 한 장의 앨범이 다였으니 데뷔하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셈이다.
 그로 인해 ‘이리와봐’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도 “도끼와 바비의 인기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 곡은 강렬한 힙합 비트에 세 래퍼의 마초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공격적인 랩이 돋보인다. ‘내게 할 말 있음 이리 이리와봐, 뭐든 들어줄게 이리 이리와봐’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귀에 박힌다.
“이 곡도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린 원곡이 있는데 저 혼자 ‘이리와봐’라고 외치는 것보다 힙합 크루가 외치면 더 멋질 것 같았어요. 피처링이 필요했는데 이들의 합류로 곡이 콘셉트에 부합하는 곡이 됐죠. 랩에도 영어를 많이 안 쓰려고 노력했고요. 과거에 제가 교포 랩을 한 거더라고요. 하하.”
 다시 래퍼로서의 재미를 느낀 그는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의욕이 교차하는 듯했다.
 그는 “내 삶이 아쉬움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아쉬움은 많다”며 “그러나 난 믿음이 있어서 아쉬움보다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 지금 나이에 아직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감사로 바뀐다. 아직 앞으로 갈 수 있고 위를 바라볼 수 있으니 지금부터가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데뷔하던 때보다 힙합이 주류 장르로 떠올라 달라진 환경도 반갑다.
 “이젠 젊은 친구들에게 패션 코드 등 힙합 문화의 저변이 확대됐죠. 우리 때처럼 고요 속의 외침이 아닌 겁니다. 요즘 음악 하는 친구들이 부러운 건 좋은 상황에서 음악 한다는 거예요. 시장도 훨씬 커졌고 노래도 ‘인터내셔널 음악’이 됐으니까요. 비아이와 바비가 멤버인 아이콘을 보면 앞으로의 미래가 정말 궁금하고 기대되죠.”
 그럼에도 그는 지금의 후배들이 경험하지 못한, 1990년대 음악 자양분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보였다.
 그는 “1990년대가 대중음악의 ‘골든 에라’(Golden Era)라 한다”며 “90년대 초반부터 스눕독, 나스, 우탱클랜, 제이지 등의 미국 힙합과 서태지와아이들, 듀스 등 한국 힙합을 듣고 자랐다. 지금의 레전드가 활약하던 90년대 음악을 듣고 배웠기에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힙합은 음악이지만 그 안에 삶과 문화가 있다”며 “내게 힙합은 자존심이고 전부였다”고 덧붙였다.
 YG가 위치한 합정동 생활이 10년이란 그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합정동이 발전하는 걸 지켜봤다”며 “땅값이 오르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음식 문화가 바뀌는걸 목격했다. 양 대표님이 홍대 발전에도 기여한 것 같다”고 웃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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