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로 추대해준 당 떠난 정동영의 변신
  • 한동윤
대선후보로 추대해준 당 떠난 정동영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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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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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연 대표 경선 잔칫상에 재 뿌린 정동영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이라는 신당 추진세력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은 새정연을 향해 “야당이 야당 노릇도 못하고, 진보적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비난했다. 2012년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 그리고 작년 지방선거, 7·30 재보선에서 잇따라 참패한 새정연이 ‘자구책’으로 취한 중도(中道) 노선을 ‘사꾸라’라는 식으로 비난한 것이다.
 그러나 새정연으로서는 정 전 의원의 비난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새정연 노선은 정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인 2004년 당 좌표로 제시한 ‘실용적 개혁’ 정당의 연장이다. 중도의 개념에 가까운 ‘실용적 개혁’은 현재 새정치연합 비대위의 정책노선과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새정연 전신인 민주당이 선거만 했다 하면 참패를 거듭하자 국민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면서 만든 게 새정연이고 지금의 노선이다. 그동안 입도 벙긋하지 않다가 통합진보당이 해산당하고 ‘국민모임’이라는 진보 신당이 꿈틀대자 “이 때다”하고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은 격이다.
 새정연 운동권 출신들은 정 전 의원 행보를 변절(變節)에 가깝게 보고 있다. 새정연은 열린우리당 시절이나 지금이나 그대론데, 정 전 의원 생각만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툭 하면 탈당하는 버릇이 도졌다는 비난이 적지 않다. 새정연 전신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 전 의원은 2009년 4월 고향 전주 덕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민주당을 떠났다. 보선에 당선되자 복당했다. 2007년 대선 국면에서는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엔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하며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번이 네 번째 탈당이다.
 정 전 의원이 새정연 노선을 비판하지만 정작 그가 소속했던 당에 피해를 입힌 건 정 전 의원이다. 그는 2004년과 2012년 두 차례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17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당에 큰 피해를 입혔다. 17대 대선에서는 원내 제1당이던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26.1%라는 굴욕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야당이 야당 노릇도 못한다”고 비난할 계제가 아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정 전의원 행태에 대해 “그 분은 상임고문을 지낸 분으로 이 당에 99%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이라고 비난한 것은 이런 연유다. 2011년 재보선 ‘분당’에서 승리해 신화를 만든 손학규 상임고문이 7·30 재보선에서 낙선한 뒤 정계를 은퇴한 것과 비교하면 정 전 의원의 함량(含量)이 짐작된다.

 그렇다면 정 전의원은 왜 새정연을 탈당했을까? 새정연 안에서는 정 전의원이 새정연 안에서 미약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당에서 입지가 축소되자 활로를 찾기 위해 ‘진보’라는 이름을 빌려 떠나는 것”이라는 비판이 새정연에 많다.
 정 전의원이 손잡기로 한 ‘국민모임’은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씨, 명진 스님 등이다. 정 전 의원의 국민모임 합류에 최규식·김성호·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과 최순영 전 민노당 의원도 동참했다. 새정연과 정체성에서 차이가 없는 인물들이다.
 ‘국민모임’은 오는 4월 29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참여할 계획이다. 국민모임은 4·29 보선 지역 중 오병윤 전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을을 승부처로 여기고 있다. 후보로는 새정연 천정배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천 전 의원은 “관망 중”이라며 탈당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 전 의원은 4·29 보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정 전 의원의 새정연 탈당은 새정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후보 전국 순회 유세 이틀째에   터져 나왔다. 일종의 재 뿌리기다. 새정연으로서는 정 전 의원에게 배신당한 꼴이다.
 정 전 의원은 작년 12월 29일 문화일보 통화에서 “국민모임에서 북핵, 인권유린, 세습독재 등에 반대한다는 종북 3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2012년 통진당과의 ‘여권연대’ 당시 한마디 않던 정 전의원에게서 ‘북핵, 인권유린, 세습독재 반대’라는 말이 나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정 전 의원이 국민모임에서 ‘종북 3원칙’이라도 제대로 구현한다면 그의 탈당이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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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로 2015-01-14 09:49:18
130석 거대 야당 허수아비 야당이 국민을 배신한것 아닌가요

종남 2015-01-14 09:47:13
왜 정동영을 길위의 대통령이라 부를까요?
정치인 최초로 반성문을 쓴 정동영입니다

130석 거대 야당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말았죠
새민련이 결국 국민을 배신한것 아닌가요?

정동영은 국민을 절대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당원과 국민만 보고 걸어온 정동영 폄하는 좀 아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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