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외 생명 소중히 여겨야”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
캐스파 핸더슨 지음·이한음 옮김
은행나무 l 540쪽 l 2만5000원
커다란 머리에 웃는 표정, 목에서 산호처럼 가지를 뻗은 아가미, 앙증맞은 팔다리와 손·발가락, 통통한 분홍빛 피부.
멕시코 고지대 호수에만 사는 도롱뇽의 일종인 아홀로틀(Axolotl)의 모습이다. 귀여운 모습 때문에 아홀로틀은 애완용으로도 인기가 있지만 식량과 과학 연구용으로도 인류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단순히 신기한 생물들을 흥밋거리로 소개하는 가벼운 책은 아니다. 인간이 잘 접근하지 못하는 깊은 바다 속 생물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신화, 문학, 역사 등을 넘나들며 각 생물을 살핀다. 나아가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이들의 생존에 직·간접적 영향을 줬는지까지 살핀다.
아홀로틀은 현대 재생생물학의 모티브가 됐지만 유럽인들의 아메리카 정복과 함께 살고 있던 호수의 물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멸종 위기에 놓였다. 호주 대륙에는 가시도마뱀 같은 기이한 외모의 동물들이 많이 살았지만 인간이 정착하기 위해 불을 사용하면서 95%의 생물이 멸종하고 말았다.
‘21세기 동물 우화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우화가 그러하듯이 직접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세우지는 않는다. 다만 저자는 결론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너무나 새롭고 경이로운 발견들이 수많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내게는 전보다 더 명확하게 보이는 진실이 하나 있다. 우리는 우리 이외의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며 행동할 때에만 온전한 인간이라는 것이다”(464쪽).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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