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결정에 ‘실하이’ 떠올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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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결정에 ‘실하이’ 떠올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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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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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목 대가대 영어학부 교수
[경북도민일보]  최근 정부는 세월호 선체인양을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선체인양과 관련, 매우 까다롭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의 역할과 기능 중에는 금전으로 환산하거나, 금전을 고려해서는 안 되는 문제들이 있다. 세월호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배를 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희생에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국가의 위기관리시스템의 부재, 부정부패의 만연 등 이 사회의 문제들도 세월호 침몰의 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세월호 인양에 대한 찬반논쟁을 접하면서 불현듯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필리핀 한인피살사건과 한국전 때의 국군유해발굴과 국군포로송환에 생각이 미치게 됐다. 필리핀의 최대 방문객은 한국관광객들인데 그 수는 연간 100만여명을 넘는다. 그런데 올해에는 벌써 4명이 살해됐다. 한인피살사건은 몇 년째 계속 반복되고 있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입게 되면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해당 국가가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서 정당하게 법을 집행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혹자들은 말한다. 개인들이 놀러 간 것을 국가가 다 어떻게 챙기느냐고? 국민이 관광을 많이 가면 그만큼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다.
 필리핀 현지에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고 경찰관 몇몇 보낸다고 할 일을 다 한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미국여권은 상대적으로 쉽게 테러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미국정부가 안전을 책임지는 보증수표가 되는 역설적인 존재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각종 분쟁에 관련되니 자국민들이 테러의 목표가 되기도 하지만 이들이 납치나 피해를 입을 시에 자국민들을 구출하기 위한 미국정부의 노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정부는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민의 안전에 최우선 순위를 둔다. 2009년에는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서 억류중인 자국민을 구한 바도 있다. 작년에는 미국은 행정부의 국가정보국장(DNI)을 대통령 특사로 북한에 파견해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을 구한 바도 있다.
 미국은 지금도 전쟁을 치르고 있는 항시 전시국가이며 그 전선은 전 세계에 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한 유해감식 전문기관인 ‘실하이(CILHI)’, 즉 ‘미육군 중앙신원확인소(U.S Army Central Identification Laboratory in Hawaii)’가 있다. 현재 하와이의 히캄 공군기지에 위치해 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 베트남전 등에서 전사 내지 실종된 미군병사들의 유해를 발굴, 감식 그리고 유해송환을 주목적으로 하면서 전 세계를 누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미군들이 그들의 조국을 위해 싸우다 불행히 전사하면 이들이 자신의 유해를 반드시 찾아서 고향으로 보내줄 것이라는 강한 신념을 가지게 한다. 작년 미국정부가 보우 버그달이라는 미군병사와 탈레반지도자 5명을 의회에 알리지 않고 교환해 논란이 됐는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United States of America does not ever leave our men and women in uniform behind”, 즉 미국은 그 어떤 자국의 병사도 적지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우리라면 항상 ‘will’을 써서 앞으로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does’라는 현재형을 사용해 지금 그러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국군포로는 생존자들이다. 우리의 국군포로들은 수십년간 잊혀진 존재였고, 이들을 방치해 왔다. 그런데 이들은 조국을 위해서 싸우다 포로가 된 사람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북교섭에 있어서 정부는 국군포로송환에 대해 절실한 마음으로 다뤄야 한다.
 세월호 희생자이든, 필리핀 여행객이든, 국군포로이든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국민은 4대 의무를 수행한다. 수행하지 않으면 국가는 제재를 가한다. 국민이 의무를 수행하는 만큼 국가도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실하이(CILHI)’, 즉 ‘미육군중앙신원확인소’의 모토를 되뇌인다. “Until they are home” 즉, “그들이 집에 올 때까지”. 그러한 모토로 충만한 국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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