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진 ‘행복한 여자 춘심이’ 展… 18일까지 아트갤러리 빛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어둠이 어슴푸레하게 내려앉은 저녁, 음악이 흐르는 한 갤러리. 촌스러운 듯 촌스럽지 않은 여자가 웃고 있다. 그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여인의 곁에 모여 담소를 나눈다.
지난달 29일 포항시 중앙상가에 자리한 ‘아트갤러리 빛’에서 ‘우리지역 스타 작가 알아보기 기획 초대전’의 첫 번째 화가로 ‘행복한 여자 춘심이’의 작가 ‘이철진 초대전’이 오픈했다.
웃을 일이라곤 없을 것 같은 현대인들에게 ‘춘심’은 행복을 선물한다. 행복 가득한 춘심이가 전하는 세상에서 그녀의 남자 이철진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갤러리 빛의 ‘우리 지역 스타 작가 알아보기 첫 번째 초대된 소감은
“공업도시의 특성 때문인지 포항은 문화적으로 낙후돼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많다. 나를 비롯해 많은 작가를 알릴 수 있는 이번 기획전에 첫 번째로 내가 선택됐다는 것이 기쁘다.”
-행복한 여자 춘심이에 대해 그리게 된 계기는
“춘심이에 대해 그리기 전까지 나는 내면의 고뇌와 갈등에 대해 그려왔다. 그래서였는지 나부터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러한 고민 끝에 일상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있는 우리시대의 건강한 여성을 그리기로 마음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춘심이’를 보고 선술집에서 만날 법한 이름에 순박하게 생겼다고 말한다. 내게 춘심이는 그저 평범한 현대 여성이다. 누군가를 특정 지을 수 있는 이름이 아니라 정감가는 ‘애칭’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봄의 마음’이라는 의미와 함께 순정을 지킨 춘향이의 ‘춘’과 효심을 지닌 심청이의 ‘심’을 따 ‘춘심’으로 지었다. 춘심이는 누구의 딸, 아내, 엄마이기 전에 오롯이 스스로 설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을 하고 하이힐을 신었다. 나는 춘심이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행복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기를 바랐다. 이름에 그 모든 것들이 담겨 있는 듯하다.”
-춘심이를 보고 있으면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 같다. 행복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이가 들다보니 자꾸만 얽매이는 것이 많아져 쉽게 떠날 수 없다. 그래도 춘심이 덕에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봤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춘심이를 그렸더니 정말로 춘심이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문화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다양한 도시들이 문화에 스토리를 입혀 관광 상품을 개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포항 역시 찾아보면 많은 스토리들이 있다. 그 스토리에 문화가 접목돼 지역문화의 붐이 일었으면 좋겠다. 그 바람과 함께 지역의 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나 역시도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더 치열하게 작품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행복한 춘심이가 나를 행복하게 했듯 포항시민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춘심이가 포항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환한 미소에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춘심. 일상에 지칠 때, 그녀와 만나 차 한 잔 마시고 싶다. ‘이야기 해봐. 다 들어줄게’라고 말할 것 같은 춘심. 그녀가 오는 18일까지 갤러리 빛에서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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