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가 자산 폭탄세일
  • 김용언
그리스의 국가 자산 폭탄세일
  • 김용언
  • 승인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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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스페인 거품경제의 상징인 ‘유령 공항’ 시우다드 레알 공항이 중국에 넘어가기 직전이다. 영국 BBC는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투자그룹이 법원 경매에 나온 스페인 ‘유령 공항’ 시우다드 레알 국제공항을 건설비의 10만분의 1에 불과한 1만유로(약 1249만원)에 단독 입찰함으로써 낙찰이 유력하다고 최근 보도했다.
 스페인 법원은 11억유로 (약 1480억원)가 투자 된 최첨단 시우다드 레알 공항을 경매에 부쳤고, 중국 국제 투자 그룹 ‘차넨 (Tzaneen) 인터내셔널’이 유일하게 응찰했다는 얘기다.
 법원은 최저 낙찰 가격 2800만유로 (약 37억6500 만엔)에 못 미치기 때문에 내달까지 입찰을 연장키로 했지만, 사실상 중국이 낙찰자로 결정될 게 확실하다.
 2009년 시우다드 레알 공항을 추진한 좌파 노동·사회당은 애초 이 공항 이름을 ‘돈키호테 공항’으로 명명했다. 활주로는 유럽에서 가장 긴 4000m, 터미널은 연간 1000만명의 여객을 처리 할 수있는 규모로 지었다. 그러나 개항 2년이 지나도 국제선은 단 1 편도 날지 않았다. 그야말로 ‘돈키호테’들의 ‘국민세금 탕진’이다. 이 돈키호테 공항에 중국의 붉은 오성기(五星旗)가 걸릴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국가파산’ 위기와 맞닥뜨린 그리스가 국가자산을 해외에 팔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나라 재산이라도 팔아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목표는 500억유로 국가자산 매각이다. 1·2차 구제금융 때 채권단과 2015년말까지 500억유로 상당의 국유자산을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재까지 32억유로(약 4조1000억원)를 확보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해 항만, 우편, 철도, 고속도로, 전력, 천연가스·수도 공급, 해변, 섬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팔 작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리스 국유자산의 ‘폭탄 세일’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주요 지방공항 14곳의 운영권은 이미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운영하는 프라포트(Fraport)에 낙찰됐다. 12억3000만유로(약 1조6000억원)이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를 포함해 산토리니, 로데스, 크레타, 사모스 등 관광객이 많은 알짜 공항이 포함됐다.
 뿐만 아니라 국영 가스공급망회사(DESFA) 지분 매각 협상이 아제르바이잔 석유공사(SOCAR)와 재개될 예정이다. 아제르바이잔은 2013년 말 DESFA 지분 66%를 4억유로에 매입하는 입찰을 따냈지만, 최종 계약 체결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이밖에도 테살로니키의 컨테이너 부두와 정부 청사, 헤라클리온의 예전 미국 공군기지도 매물 리스트에 포함될 예정이다. 그리스 은행 지분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 정부는 구제금융 자금 일부를 은행 회생 작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피레우스 항구와 산토리니 공항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파르테논 신전까지 팔겠다고 나설지도 모를 일이다.
 ‘유령 공항’ 시우다드 레알을 중국에 넘기게 된 스페인도 사정이 비슷하다. 갈리시아와 발렌시아 등 해변의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정부도 지난 7월 철도화물 운영회사인 ‘CP 카르가’를 스위스 글로벌 해운회사인 ‘MSC’에 5300만유로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국유자산에 눈독을 들이는 나라는 중국과 중동이다. 아테네 남쪽 국제공항 부지와 인근 해변 개발사업에 중국과 아부다비 자본이 참여하고 있다. 매각 대금은 7억유로다. ‘엘리니콘 프로젝트’ 개발 사업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의 2배 넓이나 되는 지역에 특급호텔과 쇼핑센터, 고급 주택 등을 짓는 것이다.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빚에 시달리는 나라들은 국유자산을 서둘러 파는 바람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11 억유로가 투자 된 ‘시우다드 레알 국제공항’을 1만유로라는 헐값에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그리스와 스페인·포르투갈의 국유자산 매각은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금쪽 같은 나라 자산이 일본이나 중국에 팔려나갈지 모른다. 다함께 정신 차리자. ‘공짜’복지라고 다 좋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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