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착오적 ‘성비 입시조작’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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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착오적 ‘성비 입시조작’ 분명하게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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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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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하나고가 남학생을 더 뽑으려고 가산점을 주는 등 입학성적을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있다.
 26일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 행정사무조사에 하나고 전모 교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런 주장을 펴고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도 취지는 다르지만 이를 사실상 시인했다. 교육당국이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사실관계를 규명해봐야겠지만 입학생을 선발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성비를 조정하고 이를 위해 입학성적까지 조작했다면 시대착오일 뿐만 아니라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전 교사의 증언에 따르면 성적조작은 신입생 200명 중 120명을 뽑는 일반전형에서 이뤄졌다. 서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 결과를 내 100~120등 사이의 여학생 지원자는 모두 떨어뜨리고 120등 이하의 남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줘 여학생 자리를 채웠다고 한다. 2010년과 2014년 입학전형위원을 맡은 전 교사는 2010년 개교이래 줄곧 이런 ‘조작’이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또 서류 평가 때부터 아예 남학생에게 점수를 잘 주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특성상 남녀 숫자 조율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합격권에 들고도 억울하게 떨어진 여학생들에게는 군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이다.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지낸 김 이사장은 교육당국에서 이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신입생 선발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민간기업이라도 그런 사실이 드러나면 성차별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감인데 하물며 무엇보다 공정해야 할 고교 입시에서 성비를 맞춘다며 성적조작이 이뤄졌는데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학교 측의 태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의 학교법인인 하나학원이 설립했다. 서울의 유일한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로 대학입시에서는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개교 때부터 각종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4월부터 특위를 구성해행정사무조사에 나선 것도 특혜 논란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학교설립 당시 서울시 땅을 싼값에 임대한 경위, 진보교육감 취임을 앞두고 자립형 사립고에서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면서 신청부터 고시까지 과정이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점, 연 1200만원에 달하는 고액 수업료로 ‘귀족학교’ 논란을 불렀음에도 서울시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은 점 등 특혜 시비가 인 논란이 한둘이 아니다.
 이날 행정사무조사에서는 이명박 정부시절 청와대 고위인사 아들이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켰으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 처벌하지 않고 다른 학교로 전학만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를 비롯해 입학성적 조작 증언까지도 아직은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더 필요한 단계다.
 서울시교육청이 시의회 행정사무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특별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하니 이런 증언들의 진위와 각종 특혜 시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하나고 측이 ‘교육당국의 이해가 있었다’고 주장한 부분도 사실 여부를 분명하게 가려야 한다. 만일 입학성적 조작이 사실로 확인되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정도의 중대한 사안으로 다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지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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