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살고 있는 북한에 기차를 타고 가게 되다니… 밤에 잠이 안올 정도예요”.
반세기만에 휴전선을 넘어 운행하는 남북 열차에 중학교 1학년 남녀 학생이 탑승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울산 제일중학교 1학년 장진구(13·사진)군과 인천 용현여중 1학년 홍지연(13)양.
두 학생은 “오늘 기차를 타고 북한으로 가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니 설렌다”고 한 목소리로 기뻐했다.
장 군과 홍 양이 역사적인 북한행 열차의 티켓을 거머쥐게 된 것은 2005년에 MBC 프로그램 `느낌표’의 퀴즈코너인 `남북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에 출연한 덕분이다. 남한과 북한을 이원방송으로 연결해 양쪽 어린이들이 퀴즈 경연을 했던 이 코너에서 두 학생은 각각 울산과 인천 대표로 출연해 퀴즈를 통해 북한 어린이들과 우정을 나눴다.
이번 방북에서 그 때 화면을 통해 사귀었던 북녘 친구들과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이번 여행이 북한과 한걸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장 군은 “5일 전 북한행 열차에 타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는 설레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며 “언젠가는 북한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기회가 일찍 찾아왔다.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라고 기뻐했다.
장 군은 “실향민들도 많은데 그분들 대신 열차에 타게 돼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북한에 다녀와서 그곳의 경험을 친구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며 “하루빨리 통일이 돼 같은 민족끼리 더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어른이 돼 훌륭한 사람이 되면 북쪽의 가족과 헤어져 지내는 분들의 가족을 만나게 해드리고 싶다. 남북 열차처럼 남북한이 만남을 계속 가진다면 언젠가는 통일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
홍 양은 “열차에 타는 사람들 중 제일 어리다는 생각에 긴장이 되기도 하지만 설렌다”며 “어떤 감동을 받을 수 있을지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홍 양은 “`느낌표’에 출연할 때는 북한 친구들과 직접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북한 친구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그 때 느꼈던 것들이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이번 여행을 통해서도 많은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대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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