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함윤수의 ‘바닷가’다. “가을 바닷가는/ 깨어진 넋두리들만 사는 곳// 쪼각 쪼각 바사진 조개껍질 속에서 / 넋은 / 애꿎은 전설을 찾아본다.” 절정에 이른 단풍에 정신이 팔려 곳곳에서 내지르는 탄성이 들리는 것만 같은 계절이다. 뙤약볕이 위력을 잃어버려 제철이 지난지도 한참된 바닷가는 시인의 말마따나 “깨어진 넋두리들만 사는 곳”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포항 바닷가는 또다른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한낮과 아침저녁 옷차림이 달라지는 이 계절에도 포항의 바닷가는 지난 여름의 추억에만 잠겨있지는 않다. 다소 쌀쌀하다싶은 날씨이지만 아직도 서핑보드를 즐기는 청춘들은 아랑곳 없다. 바다는 그래서 좋은 곳이기도 하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한다. 보도된 서핑의 천국이 딱 그 꼴이다. 해양스포츠 도시라는 포항의 자부심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현장은 쓰레기 썩는 냄새도 고약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간이해수욕장이어서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고 했다. 꼭 그래서만일까. 때마침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주말 포항의 해양현장을 찾아 ‘길위의 포럼’을 가졌다고 한다. 이 시장과 포항시 간부공무원 30여명은 이날 두호동, 환여동 해변 일대를 점검했다. 다음 기회엔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간이 해수욕장’도 둘러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