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흔드는 40대 이상 유권자 63.1%
  • 김용언
선거판 흔드는 40대 이상 유권자 63.1%
  • 김용언
  • 승인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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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우리 국민의 이념지형이 드러났다. 문화일보가 창간 24주년 특집기획으로 40·50·6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0~60대는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비율이 51.5%로 나타났다. ‘진보’라는 응답도 42.3%다. 40대는 진보(56.4%)가 보수(37.9%)보다 많은 반면, 50대는 보수(56.6%)와 진보(38.5%)의 역전 현상이 나타났고 60대는 보수(67.4%)가 진보(23.2%)보다 세 배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이념성향은 내년 4월 국회의원총선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대별 이념성향은 현재 진행중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도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질문에 ‘찬성 대 반대’ 응답은 40대 ‘31.0% : 65.0%’, 50대 ‘48.7% : 43.8%’, 60대 ‘60.5% : 27.9%’로 나타났다. 세대별 이념 성향 변화에 따라 논란이 심한 정치·정책 현안에 대한 평가도 세대별로 엇갈렸다. ‘성장과 분배 중 어느 쪽을 조금이라도 더 우선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40대는 ‘성장(38.3%) 대 분배(58.5%)’, 50대는 ‘51.4% 대 44.0%’, 60대는 ‘64.0% 대 28.7%’로 응답했다. ‘증세와 복지수준’ 문항에서 40대는 ‘증세 찬성(64.9%) 대 증세 반대(23.5%)’, 50대는 ‘56.4% 대 34.5%’, 60대는 ‘48.1% 대 43.0%’로 ‘증세’를 찬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54.5%였다. 부정적 평가는 39.4%였다. 정당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45.2%였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8.2%로 야권(새정치민주연합 12.7%, 정의당 4.0%)을 모두 합친 16.7%보다 2배 이상 높다.
 정치권과 국회에 대한 실망감도 상당하다. 현 지역구 의원이 재출마할 경우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1.3%만이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48.5%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역의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문화일보의 40·50·60대를 상대로 한 이념성향 조사는 큰 의미가 있다. 40·50·60대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다. 1946년부터 1975년 사이 출생한 세대로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면서 현재 한국 사회를 이끌고 가는 ‘중추’다. 특히 각종 선거에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왔다. 이들의 정치적 성향은 정치와 국정운영 방향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최근 치러진 선거인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40~60대는 전체 유권자의 52.5%를 차지했다. 40대 유권자 수는 895만여 명으로 21.7%, 50대는 813만 여명(19.7%), 60대는 457만 여명(11.1%)이었다. 진보 성향을 나타내는 19~29세(17.7%), 30대(19.2%)를 합친 36.9%보다 15%포인트 이상 높다. 70세 이상(435만여 명. 10.6%)까지 합하면 ‘보수’는 더 두터워진다.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에서 정부 여당이 반대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정화 논란 속에 28일 전국 24곳에서 실시된 10·28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5곳에서 압승을 거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24곳 중 호남 1곳과 인천 1곳 등 고작 2곳만 당선되는 비참한 성적표를 올렸다. 재보선의 투표율이 낮은 데다, 적극 투표층이 40대 이상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국정화 반대’를 외치는 새정련이 민심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은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문재인 대표 퇴진 요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국정화 반대’ 동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새정련이 봉착한 더 큰 문제는 수도권에서 참혹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광역의원을 뽑는 9곳의 선거구에서 서울 영등포구, 인천 부평구, 의정부시 제3선거구, 광명시 제1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이 새정련을 누르고 모두 승리했다. 광역 9개 선거구 중에서 새누리당이 7곳, 새정련은 2곳이다. 기초 14개 선거구 중에는 새누리당이 7곳, 무소속이 7곳을 나눠가져간데 반해, 새정련은 단 한석도 얻지 못했다. 새정련이 무소속에도 밀리는 참혹한 결과다.
 국사교과서 국정화같은 이념전쟁이 벌어지면 표면적으로는 진보-좌파들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다. 행동과 결집력이 요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변(底邊)의 민심은 다를 수 있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그렇다. 세월호 와중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것도 그런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새정련은 시끄럽지만 소수에 불과한 진보-좌파의 주장과 함께 조용하지만 거대한 세력인 40·50·60대를 의식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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