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포항 지역에 남아도는 쌀을 대량 소비할 길이 있는데도 막혀 있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대량 소비할 길이란 포항 지역내에 주둔하고 있는 군부대 장병들의 급식이다. 현재 포항 지역에는 해병 제1사단과 보병 제50사단과 해군항공6전단이 주둔하고 있다. 이들 군 부대의 장병 숫자가 2만명을 웃돈다. 그런데도 지역에서 생산하는 쌀을 이들 군부대에 전혀 납품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국방부 조달품목이란 것이 납품 길을 막는 차단봉 노릇을 하고 있다.
포항 지역의 특산 쌀 (브랜드 영일만친구)의 1년 농가 생산량은 4만t이 넘는다. 이 가운데 해마다 1만5000여t이 남아돈다. 이른바 웰빙 식품 선호와 다이어트 풍조에 밀려 쌀 소비가 퇴조하고 있는 현상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남아도는 쌀은 헐값에라도 처분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쌀 소비의 감소 흐름이 포항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물론 아니다. 그렇다 하나 훌륭한 소비처를 지역 안에 품고 있으면서도 길을 뚫지 못하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그렇다고 특정 지역에서 생산하는 쌀을 그 지역에 주둔하는 군부대에 납품하는 전례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미 지난 2008년 전북 완주군이 선례를 남겼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연평도 또한 최근 들어 뒤를 잇고 있다. 로컬 푸드(local food)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리다. 로컬 푸드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장거리 운송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농산물의 신선도를 보장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역사랑의 길이기도 하다.
현재 일부 농·축·수산물은 지역 군 부대에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 무·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40여품목, 소·돼지·닭고기 같은 육류와 오징어 같은 해산물 40여품목이 납품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도 유독 쌀만 납품 길을 막는 현행 제도는 마땅히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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