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씨가 토굴에서 나와 카자흐스탄에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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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씨가 토굴에서 나와 카자흐스탄에 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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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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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손학규 씨는 지금 아무런 직책이 없다. 2014년 7월 30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패배를 끝으로 모든 타이틀을 내려놨다. 뿐만 아니라 그는 낙선 20여일 후 전남 강진 다산초당 인근 백련사 뒷산 토담집으로 아예 이사 갔다. 21년의 정치인생에 스스로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손 씨의 마지막 타이틀은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었다. 여야의 대권주자와 유력정치인들이 정치적 시련을 겪으면 으레 외국으로 나가 대학에 이름만 걸쳐두고 유랑생활을 한 것과 비교하면 그의 낙향(落鄕)은 신선한 느낌마저 없지 않았다. 문재인 새정련 대표와 새정련이 선거만 치르면 참패하자 야당에서 그를 향한 ‘러브콜’이 빈번해진 것도 그의 이런 처신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느닷없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 것도 강진 토굴이 아니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다. 그는 지난달 2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키맵대학에서 ‘위기하의 효율적 리더십’(Effective Leadership in Crisis)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에서 박 대통령이 대화와 교류의 대가로 어떤 물질적 보상을 주지는 않는다는 대북정책을 고수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대한 고립정책이 북한은 물론 남한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지는 깊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뜬금없는 비판이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정권을 인정하는 데 좀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정권 붕괴 시나리오에 기반한 강압적 전략이 아니라, 관계와 협력에 기반한 정책은 박 대통령의 신뢰프로세스에 굳건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김정은 정권 붕괴 시나리오에 기초하고 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이 명확해지자 급변사태를 반영하도록 입장을 바꾸는 듯했다”면서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에 따른 통일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공격한 것이다. 손 전 고문 측은 강연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언론 보도가 나오자 서둘러 강연문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관리 직원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황당한 해명이다.
 손 전 고문이 전남 강진 토굴에 있다가 어떤 연고로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키맵대학에서 강연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또 정계은퇴 1년 4개월 만에 외부 강연을 하면서 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매도했는지 알 수 없다. 정계은퇴와 토굴과 그의 카자흐스탄 연설이 너무 어울리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손 전 고문이 해외에 강연을 나간 것과, 박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 비판한 것이 내년 총선 전 정계복귀를 요청하는 새정련 비주류의 러브콜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 그가 정계 복귀 수순을 밝기 위해 나라 밖에 나가 자기나라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비판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치를 다시 하고 싶으면 솔직하게 여의도로 돌아오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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