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테면 왜 길러?
  • 김용언
버릴테면 왜 길러?
  • 김용언
  • 승인 201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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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K씨는 본래 집안에서 동물 기르는 취미는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는 ‘개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집안 여자들이 친척집에서 잡종견 한 마리를 얻어와 끔찍이 사랑하는 까닭에 어쩔 수 없이 눈감아주고 있다. 이 강아지에 밀려나 시쳇말로 집안 서열 ‘5번’이 된 것은 아닌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강아지를 끼고 도는 꼴들이 매우 마땅치 않아서 방출을 제안한 일이 있다고 했다. 결과는 말을 꺼내지 않으니만도 못하게 돼버렸다. 집안의 여성들이 ‘세력화’해 반기를 든 때문이다. 억울한 일도 가끔 겪는다고 했다. 어쩌다 강아지와 단둘이 집안에 머물게 되는 날이면 사고가 자주 나는 까닭이다. ‘싫어하는 죄’를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탈난 개를 품안에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때면 으레 동네 아주머니들과 마주쳐서 본의 아닌 ‘애견가’로 소문이 나버렸다고 한다.

 내버리는 반려동물 숫자가 부쩍 늘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반려동물과 관련되는 일들이 지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얼마전엔 길고양이 집을 지어주다가 옥상에서 떨어진 벽돌을 머리에 맞고 횡사한 ‘캣맘’사건도 있었다. 포항이라고 예외지역은 아니다. 걸핏하면 반려동물을 내다버린다. 기르다가 내다버린 반려동물 숫자가 지난 2008년부터 7년 동안 1만 마리를 웃돈다고 한다. 해마다 1500마리 넘게 버림받는 셈이다.
 개의  마음 속에는  주인집 식구들의 서열이 확실하게 매겨져 있다고 한다. 나들이 나갔다가 돌아왔을 때 길길이 뛰며 쉬지않고 꼬리를 휘저어대면 서열 상위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마지못해 두어번 꼬리를 젓다가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면 서열 ‘5번’임을 스스로 알아채야 한다. 그 복수극으로 강아지를 내다버린다면 너무 쩨쩨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하다. 가정 평화를 위해서 병난 강아지를 안고 병원으로뛰는 K씨의 헌신이 돋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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