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타 호주 소녀의 ‘인간 회복’이 주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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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스타 호주 소녀의 ‘인간 회복’이 주는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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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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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화려하게 군림했던 호주의 한 소녀가 “소셜미디어는 거짓이었다”는 눈물의 고백과 함께 인터넷 계정을 없애고 자신의 사진·동영상 2000여장을 삭제한 뒤 ‘자연인’으로 돌아갔다는 언론 보도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공유 SNS인 인스타그램 등에서 아마추어 모델이었던 에세나 오닐이라는 이 십대 소녀는 완벽한 몸매와 화려한 의상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녀는 “많은 팔로어와 ‘좋아요’ 클릭에 홀려 더 짙은 화장을 하고, 의상을 바꿔 카메라 앞에 섰지만 허망하게 느껴졌다”며 “이젠 전혀 행복하지도, 만족스럽지도 않다”고 털어놨다. 화장 지운 얼굴로 SNS 절필을 선언하며 “스마트폰도 소셜미디어도 없고 다른 이와 비교하는 일도 안 한다면, 그리고 팔로어 수나 ‘좋아요’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인생은 더 아름답다”고도 했다.
 오닐의 이런 언행이 사실이라면 SNS의 포로가 되어 본질적 자아를 잃고 살았던 한 소녀의 ‘인간 회복’이라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닐은 SNS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 보여주며 사이버라는 가상공간에서 신기루를 쫓는 군상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충고하고 있다.

 SNS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뿌리 박고 삶과 정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와 산업, 언어의 트렌드도 바꾸고 있다. SNS의 주류인 10~30대의 젊은 세대에게 소셜미디어는 ‘가상공간’이 아닌 생활 그 자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익명의 바다에서 거짓되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영상들이 넘쳐나며 SNS가 혼탁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네티즌의 과도한 신상 털기나 사생활 엿보기는 인격 살인이라는 흉기가 되어 당사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반말과 욕설로 범벅된 언어 테러가 난무하고 악의적 마녀사냥이 횡행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SNS가 건전한 공론의 장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불통과 갈등을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물론 SNS에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정보에 목마른 보통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기도 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광장이기도 하며,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사회적 약자의 ‘신문고’가 되기도 한다. 권력과 대기업 등에 대한 파수꾼 역할도자임한다. 잘만 활용된다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아 문턱이 없는 SNS는 지구촌 전역에서 언론자유나 인권 신장,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등 이 세상을 좀 더 살기 좋고 행복한 공간으로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
 오닐은 동년배들에게 인터넷 공간에서 말초적 쾌락을 찾을 것이 아니라 동물 학대, 환경오염, 성·평등, 인종 차별 등 긍정적 변화를 끌어내는 주제로 세상을 바꾸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이 귀담아들을 기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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