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급과잉 설전
  • 윤용태기자
아파트 공급과잉 설전
  • 윤용태기자
  • 승인 2015.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민일보 = 윤용태기자]  ‘2017년 아파트값 폭락설’이 최근 연일 신문·방송을 타면서 시장 수요자들이 혼란스럽다.
 핵심은 2017년도에 입주물량이 상당히 많아 아파트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논리다.
 중산층 재산목록 1호인 아파트는 개개인의 투자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탓에 늘 초미의 관심사다.
 그렇다면 이같은 주장을 따져보자. 통상 전국적으로 아파트 적정 공급물량은 연평균 30만 가구다.
 2017년에 입주물량이 다소 많은 이유는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해 수년간 아파트공급 부족분이 누적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2014년 9·1 대책이후 정부의 규제완화 효과와 투자심리 회복 및 전세가격 급등, 저금리 기조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건설사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공급물량들을 시장에 쏟아냈다. 통상 아파트 공사기간은 약 30개월. 지난해 말과 올해 분양 아파트가 2017년부터 입주 러시를 이루면서 아파트가격 급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러나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2009~2014년 동안(약 5년) 연평균 대략 10만가구 정도씩은 공급부족분이 발생, 누적돼 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정부의 각종 규제와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아파트 공급량 자체가 평균치를 훨씬 밑돌아 왔고 이제 겨우 1년 동안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 기간의 공급부족 누적분을 포함한 물량을 공급하게 된 것이어서 우려하는 집값 폭락 경고등은 발생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한해에 입주하는 물량만으로 부동산의 중·장기적인 향배가 결정된다고 보는 근시안적이고 단편적인 논리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격이다. 집값 폭락이 현실화되려면 글로벌 외환위기 등 예측불허의 대내외적 충격파가 갑작스럽게 와야 하고 그 시점과 비슷한 시기에 과도한 입주물량이 단기간에 몰려야 ‘대란’이 발생하게 되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올해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을 다소 늘렸다고 해서 입주시점인 2017년에 부동산대란이 온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일부 전문가집단이나 언론의 발표는 공포감 수준이어서 일반 수요자들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 시점에서 대구지역의 상황은 어떤가?
 일각에서 내년 대구 아파트 경기를 전망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비관론’을 제기하자 시장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는 가운데 반론 또한 만만치 않는 등 ‘설전(舌戰)’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입주물량 급증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과 활황세가 꺾였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버텨나갈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 공존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6845가구로 입주대란을 겪은 2008년보다도 1759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내년에 또다시 입주대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지만 과거와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서는 다소 곤란하다.
 2008년에는 수성구 등 도심의 중대형이 대부분이었으나, 작년과 올해는 신도시 등 외곽지역의 중소형이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구·군별로 살펴보자. 내년 입주물량 중에서 달성군이 17개 단지 1만5639가구로 전체의 58%다. 달성 테크노폴리스에 입주물량이 몰린다는 얘기다.
 반면 동·서·남·북·달서·수성구는 모두 합쳐도 1만1206가구에 그치고 있다. 이는 대구지역 한 해 적정 수요인 약 1만3000가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201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입주 예정인 1만7374가구 중 9765가구(56.3%)가 달성군에 집중돼 있다.
 반면 동구는 1300가구(7.5%), 수성구는 180가구(1%)에 불과하다. 이밖에 남구 268가구(1.5%)·중구 1005가구(5.8%)이며 서구는 입주 물량이 아예 없다. 대구전체의 입주물량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중·남구, 서구, 수성구, 동구 등 도심권 지역은 내년은 물론이고 2017년까지도 오히려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심은 ‘부족’한 반면 외곽은 ‘공급과잉’이 결론이다.
 입주물량 통계치를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오류를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