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승리의 감격은 쓰레기통에 버려진 듯한 시민의식 때문에 반감되고 말았다. 응원열기는 월드컵이 서울에서 열린 2002년과 다를 바 없었지만 응원열기가 가라앉은 서울 시청과 광화문 일대는 쓰레기로 뒤덮이고 말았다. 갈기갈기 찢겨진 신문지와 먹다 버린 음식과 용기, 맥주캔 등으로 뒤덮여 광화문과 시청을 잇는 도로는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부산 서면에서는 경기가 끝난 직후 응원객들이 거리를 점거하고 차로까지 막고 행진을 벌이는 바람에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고, 응원객 수십명은 차에 올라타거나 마구 흔드는 위협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새벽에는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면서 서울 예지동 일대 전자조립상가 단지에서 불이 나 전자부품, 집기류와 상가 3개 동 40여 평을 태우는 사건이 발생했다. 더구나 야외응원이 펼쳐진 잠실 야구장 주위에는 암표상들이 배포된 무료입장권을 1장당 4000원에 파는 기막힌 장면도 연출됐다.
토고전 승리는 16강에 진출하는 첫 관문 통과에 불과하다. 앞으로 축구 강국인 프랑스와 스위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최소한 이 중 한 나라만이라도 꺾어야 가능한 일이다. 토고전 승리에 만족하지 말고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난관을 뚫고 국민에게 기쁨을 주기 바란다. 토고전에서 두 골을 넣은 우리 선수들이 시간을 끌기 위해 외곽으로 볼을 돌리던 모습도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 언제 어떤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