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월' 전인화 "김순옥 작가는 '막장' 의도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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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월' 전인화 "김순옥 작가는 '막장' 의도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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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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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득예'로 활약…"대본 부담감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깰 정도"
"늘 우울하던 백진희 보면 짠해…연연해 하지 말라고 위로"

"김순옥 작가는 '막장'을 (의도적으로) 쓰려고 쓰지 않았어요."

상냥하고 차분하던 배우 전인화(51)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MBC TV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의 '막장' 논란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였다.

전인화는 이 드라마에서 평생을 벼른 끝에 불구대천 원수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갓득예'(종횡무진인 신득예를 신에 비유한 별명)로 활약했다.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2일 저녁 강남 신사동의 한 삼겹살집에서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를 만났다.

◇ "한정된 시간 안에 극적 전개 꾀하다 보니…"

김 작가는 이렇게 시청자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기는 처음이라면서 전인화를 비롯한 배우들에게 정말 미안해했다. 전인화는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김 작가로부터 그런 말을 들으니 안쓰러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시청자는 극적인 전개를 좋아하지 않느냐"면서 "작가가 한정된 시간 안에서 극적으로 전개하다 보니 일일이 다 풀어서 담을 수가 없고, 그러면서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막장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 (막장) 부분이 표적이 되면서 (시청자와 언론의) 더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에서 그런 부분이 아니고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석이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죠."

전인화는 웃음과 함께 "사실 너무 두들겨 맞았다. 뭐만 해도 욕을 먹으니…"라고 말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내 딸, 금사월'은 득예의 지난한 복수를 그려가면서 정작 타이틀롤이자 득예의 딸인 금사월 캐릭터는 무력하게 설정, 시청자들에게 체증을 일으키기도 했다. 금사월 역의 백진희를 향한 비난 섞인 반응도 많았다.

전인화는 "늘 우울했던 진희를 보면 마음이 짠했다"면서 "지쳐 있거나 작은 댓글 하나에 휘청 휘청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너무 연연해 하지 말고 오늘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했는데 또 그 나이에는 상처를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작가도 대본 작업하는 일이 피고름 짜는 것"이라면서 "진희 고충은 잘 알지만, 김순옥 작가가 일부러 그러려고 쓴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내 딸, 금사월'이 아니라 '우리 엄마 신득예'로 드라마 제목을 바꿔야 한다는 누리꾼 의견이 있을 정도로 극 중 전인화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극의 중심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갔던 전인화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전인화는 특히 저수지에 빠지고 불길에 휩싸이는 등 온갖 신체적인 고난을 겪었던 초반부 촬영을 상기하면서 "20회가 되면 나아지겠지, 그러다가 다시 30회가 되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을 한 끝에 결국 51회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1회부터 5회까지는 새벽 5시에 집에서 나가서 (다음날) 새벽 2, 3시에 들어오는 일과를 스무날 정도 반복한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작품인 것 같네요. 사극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궁에) 앉아서 '들라' 라고 말하기만 하면 됐으니깐요. (웃음)"

전인화는 대본 부담감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깰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극적 긴장감이 절정에 달했던 결혼식 장면에서는 A4 7~8장 분량의 대사를 외워야 하는 통에 가슴이 답답했다고.

'사이다'를 선사한 전인화는 정작 방송을 보면서 '오늘은 이 장면을 놓쳤구나, 저 장면은 너무 힘들어서 그냥 흘러갔구나' 하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꼈다. 여유가 없어 대사만 던지고 나왔다 싶은 장면은 TV로 봐도 스스로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8개월 대장정을 마친 전인화는 홀가분한 얼굴로 "'갓득예'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사랑스러웠고 우리 팀은 최고였어요. 득예를 괴롭히는 캐릭터가 많았지만 다들 너무 좋은 사람이다 보니 아무도 밉지 않더라고요. 사심이 들어갔나 봐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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