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또 오해영’, 열등감을 판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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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또 오해영’, 열등감을 판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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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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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소재, 캔디·민폐녀 아닌 평범한 여주인공

 “그나마 다행이지 내 이름이 전지현이나 이영애였음 어쩔 뻔했어?”

자신과 이름은 같지만 정반대로 너무 잘난 ‘오해영’ 때문에 괴로운 주인공이 이렇게 말하며 불행 중 다행이라고 안도한다. 이 무슨 실없는 소리인가. 세상에 동명이인이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또 사실 이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도 하다. 같은 이름의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은근히 신경 쓰이는 것은 물론이고, 살면서 실질적으로 크고 작은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tvN 월화극 ‘또 오해영’이 이러한 동명이인 소재를 발랄하게 그리면서 로맨스 판타지를 결합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4화가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4.2%, 순간 최고 4.6%를 기록하며 초반부터 생기발랄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 “고등학교 때 해영이가 5명이었잖아. 심지어 오해영이 2명이야”

‘또 오해영’은 고등학교 때 ‘해영’이라는 이름이 5명이었고, 그중 자신과 성까지 같은 ‘오해영’도 있었다는 주인공 오해영(서현진 분)의 이야기다.

이름처럼 튀지 않은 삶을 살아왔고 현재도 보통의 직장 여성인 오해영은 그러나 ‘그놈의 흔한 이름’ 때문에 일생을 좌우하는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하필 고등학교 때 이름이 같았던 ‘또다른 오해영’(전혜빈)이 그 흔한 이름과 정반대로 외모, 성적, 성격 등에서 모두 확실하게 튀면서 같은 이름의 주인공을 ‘본의는 아니겠지만’ 매순간 초라하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또 오해영’의 초반 인기는 상당 부분 이러한 상황설정이 주는 진한 공감대에 있어 보인다.

이름은 같은데 나와는 너무 다르게 잘나거나 예쁜 동창으로 인해 괴로웠던 경험이 있는 자나, 그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예쁜 오해영’ ‘못생긴 오해영’ 혹은 ‘공부 잘하는 오해영’ ‘공부 못하는 오해영’이라고 부르며 구분했던 자 모두 ‘또 오해영’의 배경에 빠져들게 된다.

‘또 오해영’은 여기에 더욱 극적인 ‘한방’을 추가해 주인공 오해영의 열등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임계치를 넘어간 열등감을 진화시킬 달콤한 판타지 로맨스를 동원해 극성을 한껏 강화했다.


 △비교당하는 자의 열등감을 판타지로… 평범한 그녀의 살가운 이야기

서현진이 연기하는 오해영은 ‘평범한 그녀’다. 자칭, 타칭 ‘흙수저’라고도 하지만 번듯한 직장에서 대리를 달고 있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것도 아니니 이만하면 시청자가 편안하게 감정이입을 할만한 대상이다.

김혜진(그녀는 예뻤다), 김삼순(내 이름은 김삼순), 차홍도(하트투하트), 양미숙(미쓰 홍당무)처럼 외모가 아쉬운 것도 아니고, 주변 모든 남자가 좋아해 주는 캔디형도, 주변에 폐만 끼치는 민폐형도 아니라서 더욱 좋다.

그러나 ‘또 오해영’은 이렇듯 ‘평범한 그녀’에게 학창시절 내내 동명이인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려 주눅들고 상처받았던 ‘흑역사’를 씌우고, 바로 한 달 전에는 결혼식 전날 파혼당하는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기면서 달려나간다.

한창 예민하던 시기 끊임없이 비교당해온 오해영의 열등감은 결혼식 전날 파혼당한 일로 폭발해버렸는데, 그런 오해영의 곁에 그 못지않은 트라우마와 상처를 가진, 그러나 객관적으로 멋진 남자 박도경(에릭)이 나타나니 시청자는 자동적으로 오해영의 열등감을 판타지로 치유해주길 응원하게 된다.

드라마는 박도경이 오해영을 만나면서 갑자기 한 치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을 갖게 됐다는 ‘진짜 판타지’를 순간순간 가미하면서 이들의 ‘운명적 만남’을 강조하는데, 이게 상투적이거나 가볍게 그려지지 않아 흥미를 배가한다.

오해영을 연기하는 서현진의 코믹하고 사랑스러운 연기는 역대 성공한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계보를 당당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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