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시장 땡볕 쉼터
  • 김용언
죽도시장 땡볕 쉼터
  • 김용언
  • 승인 20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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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그 곳에 가면/ 사람들 냄새가 난다/ 풋풋하고, 조금 짭짤하고/ 아릿한 냄새가 나는 그곳에서 /나도 냄새가 난다/ 아직 세상 물정에 / 제대로 간되지 않은 냄새가 난다/ 시커멓게 두손 내미는/ 까무잡잡한 정나미와 / 꼬깃꼬깃 접혔다 펴지는 웃음들,/ 배 갈라놓은 세상 이야기들이 수런수런 길게 늘어앉은// 어물전 길목에서/ 나도 비릿한 웃음으로 / 약간 간을 쳐 보는 그곳에는/ 바다를 뒤집어 쓴 사람들의// 짭쪼름한 얼굴이/ 퍼덕퍼덕 살아있다.” <죽도시장 / 신용성>
 동해안 최대로 일컬어지는 포항 죽도시장엔 갖가지 가게 1500여개가 어깨를 나란히 붙이고 있다. 시장 넓이가 15만㎡라고 한다. 흔히 넓이의 기준 잣대처럼 돼버린 서울 여의도 전체가 8.4㎢라니 미루어 짐작이 될까? 여의도만하다는 백두산 천지를 떠올리면 더 가늠하기가 쉬울까? 저마다 알아서 쉬운 방법을 고르면 되겠다. 이곳에 평일 , 주말 가리지 않고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어물전 길목에서” “사람들 냄새”를 맡고, “짭쪼름한 얼굴이” 되고 싶어서.

 사람 냄새 나고 바다 냄새도 맡을 수 있는 죽도시장엔 제대로 된 쉼터가 없다. 평일에도 시장 앞길은 거대한 주차장이 되는데 주말에 관광버스 100여대가 몰리면 그건 교통지옥이지 “퍼덕퍼덕 살아있”는 관광 명소는 아니다. 5월 폭염이 84년만에 기승이라는데도 관광버스가 만들어 내는 고작 한두 뼘 그늘이 땡볕 피난처다. 하물며 화장실인들 충분할리가 없다. 편리할리도  없다.
 죽도어시장 가까이에 해상무대가 있다. 넓이 760㎡ 이지만 제 구실을 한 일이 거의 없다. 설치비 3억원이 들어갔으나 쓸모없는 장소가 된지 벌써 4년이나 됐다. 한 시민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 곳을 고쳐서 쉼터로 쓰자고 했다. 규정 끌어다 붙이기 좋아하는 공무원들은 안 될 구실을 찾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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