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 강창희와 현실정치 집착 정의화
  • 한동윤
정계은퇴 강창희와 현실정치 집착 정의화
  • 한동윤
  • 승인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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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지난 25일과 27일 국회에서 의미 있는 두 행사가 열렸다. 제19대 국회 전반기와 후반기 각각 2년씩 국회를 이끈 강창희·정의화 전·현직 국회의장이 주인공이다. 강 전 국회의장은 27일 국회 사랑재에서 은퇴식을 갖고 “우리나라 의회 발전을 위해 묵묵히 봉사, 희생할 수 있는 길을 가고자 한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강 전 의장은 “국회 정치가 이런 상황에서 여기 경내에서 행사를 하는 게 적절한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발의한 ‘상시청문회법’(국회법개정안) 때문에 정부와 국회-여야가 대립한 가운데 전임 의장이 국회에서 개인 행사를 갖는 데 따른 미안함이다. 강 전 의장의 은퇴식은 전·현 보좌관들이 ‘감사의 인사’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는 강 전 의장 지역구인 대전 중구 주민 100여명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지상욱 당선인 등 이 참석했다.
그보다 이틀 앞서 정의화 의장의 퇴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말이 ‘퇴임’이지 정치인으로 정치권의 중도세력을 모아 ‘빅 텐트’를 만들겠다며 정계개편 구상을 밝힌 ‘제2의 정치활동 선언’이다. 그는 “협치와 연대의 정치개혁, 국민중심의 정치혁신에 동의하는 훌륭한 분들과 손잡고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빅 텐트를 펼치겠다”고 퇴임 이후 포부를 드러냈다. 강 전 의장이 국회의장 퇴임 이후 정계를 은퇴하는 전례를 따른 반면 정 의장은 국회의장 경력이 성에 차지 않은 듯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다. 극과 극이다.

정 의장이 현실정치에 노골적으로 집착하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그에 관한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그가 지난 2월 정대철 국민의당 상임고문을 만나 “대선에 나가보려고 한다”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것이다. 결국 그가 세우겠다는 ‘빅 텐트’는 자신의 대선 출마를 위한 ‘거푸집’인 셈이다. 정대철 고문은 “정 의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國政)에 문제가 많아 중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하는데 새 계획이 있다’고 말하기에 내가 ‘당신 대통령 야심(野心)이 있구먼’이라고 했다”며 “그러자 정 의장이 ‘물론입니다. 대선 후보에 도전해보려는데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고문은 “정계 개편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도 전했다. 정치중립을 지켜야 할 국회의장이 재임 중 신당 창당을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다녔다는 얘기다. 당시는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법을 국회의장 직권상정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할 때다. 특히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까지 벌어진 긴박한 상황이었다.
정 의장은 정계개편 야심을 드러낸 다음날 자신의 싱크탱크인 ‘새한국의 비전’을 발족했다.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이 연구위원장으로 내정됐다. 새누리당에서 정두언·정병국·조해진 의원이, 더민주당에서 진영, 국민의당에서 김동철 의원 등이 싱크탱크 발기인 겸 창립회원으로 동참했다.  싱크탱크 박형준 연구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개혁적 보수를 묶은 뒤 국민의당과 연대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정 의장이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경남-호남 연대를 꾀하겠다는 의지다. 정 의장이 최근 유승민 무소속 의원과 독대한 것과 관련 ‘싱크탱크’를 대구-경북으로 확대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정 의장의 대선 직접 출마는 별도다. 그는 본인의 출마 여부에 딱 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는다. 정대철 고문을 만나 ‘물론’이라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으면서도 말을 삼가고 있다. 대신 주변에서 안철수와 손학규와의 연대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강창희 전 의장은 이제 야인(野人)으로 돌아간다. 국회의장을 지낸 전임자들도 예외없이 의장 퇴임 후 정치와 거리를 두고 야(野)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유독 정 의장만 정치에 집착하고 있다. 대권 도전설까지 나온다.
지금 상시청문회법으로 행정부와 국회관계가 최악이다. 정 의장이 발의한 법을 박 대통령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런 소동을 일으켜놓고 본인은 ‘빅 텐트’다 뭐다 해가며 요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의장 언행에 대한 판단은 국민 몫이다. 과연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의장의 노욕(老慾)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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