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서해 싹쓸이 조업 방치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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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서해 싹쓸이 조업 방치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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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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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 우리 해역 내에서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이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꽃게잡이 철을 맞아 엄청난 중국어선들이 북방한계선(NLL) 부근의 우리 해역을 유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참다못한 우리 어선이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을 직접 나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의하면 지난 5일새벽 연평도 부근의 NLL 남쪽 해역에서 우리 어선 5척이 중국어선 2척을 로프로 걸어 연평도로 끌고 왔다. 양쪽 어선 간의 충돌은 없었지만, 자칫 어부들 간의 몸싸움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중국어선 나포에 참여한 한 어선 선장은 ‘연평도 북쪽을 새까맣게 메운 100여척의 중국어선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어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나포된 어선 2척은 지난 3일부터 5일 새벽 사이 16차례나 우리 영해를 침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우리 해경이나 해군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중국어선이 붙잡힌 해역이 NLL 남방이긴 하지만 우리 어선도 조업이나 항해를 할 수 없는 곳인 만큼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해 우리 해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 조업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봄철 어획기인 4~6월 서해 NLL 인근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은 2013년 하루 평균 172척, 2014년 212척, 작년 329척으로 갈수록 급증했다.
 우리 해양경찰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 대청도와 연평도 인근에 소형정 1척과 중형함정 1척을 추가 배치하는 등 단속을 강화했다. 해경은 올해 들어 5월까지 연평도와 대청도, 백령도 등 서해5도 해역에서 25척의 중국어선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 정도 단속으로는 중국어선의 막가파식 불법 어로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중국어선들은 남북한이 NLL에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우리 쪽 해역에 출몰해 고기잡이하다 단속 경비정이 뜨면 북쪽 해역으로 도주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우리 해경이나 해군이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무력을 동원해 강력하게 단속하지 못하는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연평도 북방 NLL 부근 해상은 북한군 해안포와 함정에 노출돼 우리 해군이나 해경이 마음 놓고 단속에 나서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중국과의 군사·외교적 마찰도 신경이 쓰일 것이다.
 하지만 일부 중국어선들은 우리 해경의 검거에 저항하기 위해 어선 주변을 강철판으로 두르고 조타실정면 유리창에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군함처럼 개조한 뒤 불법조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단속에 걸려도 쇠창살이나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흉포화한 지 오래다. 어부가 아니라 폭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중국어선의 불법 남획으로 우리 바다의 어족자원이 황폐화해 주민 생계가 위협을 받고 어민들의 안전이 문제가 된다면 보다 단호한 의지를 갖고 단속에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의 바다가 중국어선의 안마당이 되도록 방치한다면 우리의 해양 주권과 어민들의 생존권을 어떻게 지키겠다는 것인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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