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지방의회 의원들이 임기의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마구 망가지는 모습들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최근 ‘반신불수’신세가 되어버린 울진군의회가 첫손꼽힐 사례다. 소속의원 8명 가운데 4명이 절도·뇌물 혐의에 발목이 잡혀 운신의 폭이 극도로 제한돼버렸다.
이렇게 나사 풀린 모습을 보이는 지방의회가 울진군의회뿐일까.
이번엔 경북도의회가 말썽꾼으로 등장했다. 광역의회라고 해서 별다른 존재가 아님을 경북도의원들 스스로 벗어 보인 일을 벌여 눈총을 받고 있다. 최근 전남도의회와 가진 상생발전화합대회에서 술판도 모자라 노름판까지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전남 영암에서 평일인 지난 21일 가진 체육대회엔 도의원 50여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67명이 참석했다. 이에 따른 행정공백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여기에 의혹까지 덧칠됐고 보면 핀잔거리가 안 될 수가 없다.
이런 판에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의정비의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의정활동비는 150만원이 상한이다. 이를 광역의원은 380만원, 기초의원은 285만원
까지 올려달라는 요구다. 요구가 관철되면 1인당 의정비가 거의 1억원이 되는 의회도 생기게 된다고 한다. 가뜩이나 밉상인 판에 미운 털 박힐 소리만 골라서 하는 꼴이다. 실제로 거부반응은 당장 일어나고 있다. ‘자정결의’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의정비 인상타령이 뜬금없다는 표정들이다.
지방의원들은 활동비가 모자라서 음식점 소나무 분재를 훔치고 휴게소 문짝을 들어내야할 정도로 궁핍한가. 깊이 자성해야 한다. 화급한 것은 지방의원들의 자질과 함량을 높이는 일이다. 주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지방의회라면 그것은 쓸모 없는 집단에 지나지 않는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