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작품에 일조할 수 있을까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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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작품에 일조할 수 있을까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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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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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영화 ‘내부자들’ 조상무·드라마 ‘38 사기동대’ 안국장役

 이름은 ‘당연히’ 모른다. 안경마저 벗으면 알아보기도 힘들다.
 그런데 화면에 등장하면 긴장감이 확 조성된다. 군더더기 없다는 말이 어울린다. 비중이 크지 않지만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올 초 공개된 감독판까지 9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과 배성우의 팔을 ‘썰라’고 부하들에게 사무적으로 지시했던 얼음 같은 조상무.
 그리고 시청률 4.7%까지 찍은 OCN 금토드라마 ‘38 사기동대’에서 마동석을 괴롭히며 아무렇지도 않게 비리를 저지르는 안국장.
 같은 배우다. 조우진<사진>. 1978년생. 올해 서른여덟이다.
 1999년 연기를 시작했으니 벌써 18년째. 눈에 들어온 건 ‘내부자들’부터이니 오래 돌고 돌았다.
 “최근 영화 ‘더 킹’을 촬영할 때 촬영감독님이 갑자기 진지하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2회차 촬영 때까지 네가 조상무인지 진짜 몰랐다’고요. 그 촬영감독님이 ‘내부자들’도 찍으셨거든요. 하하.”
 배우들 얼굴을 파고드는 촬영감독이 몰라봤을 정도라니 여전히 멀었다. 하지만 반대로 고정된 이미지가 없으니 아직 자유롭기도 하다.
 최근 광화문에서 조우진을 만났다. ‘내부자들’에 이어 ‘38 사기동대’에서도 ‘깔끔한’ 악역을 소화하고 있는 그가 궁금했다.
 “영화 보는 거, 음악 듣는 거 좋아하다가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게 됐어요. 고향인 대구에서 연극 무대에 처음 올랐고, 이후 상경해서 서울예대에 뒤늦게 입학했습니다.”

 좋아하는 연기를 했지만 연극에서 조, 단역을 하는 배우에게 삶은 녹록지 않았다.
 “여러 일이 있었고 풍파도 많이 겪었죠. 생계형 배우로 살았어요. 뮤지컬도 하고, 백화점 공연도 했어요. 그저 무대 위에서 느끼는 살 떨림이 좋아서 버텼어요.”
 음료수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서 기획사와 광고 에이전시에 돌리며 직접 자기 PR을 했다. 그러면서 10여년 이런저런 작품에 출연했지만 기억날 리 만무한 역할들이다. 그러다 ‘내부자들’을 만났다.
 “예전에 제가 연락처를 남겨두었던 에이전시에서 우연히 연락이 왔어요. 오디션을 보라고. 처음에는 조상무의 부하 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그게 마음에 드셨던지 조상무 역으로 오디션을 다시 보게 됐어요. 최종 합격 연락을 지하철 타고 있을 때 받았는데 그날을 잊지 못하죠.”
 당연히 ‘내부자들’ 덕에 ‘38 사기동대’에 캐스팅된 줄 알았더니 아니란다.
 “‘내부자들’ 개봉 전 ‘38 사기동대’ 오디션을 보게 됐어요. 그때도 처음에는 사기팀 멤버 오디션을 치렀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혹시 공무원 역할도 할 수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저야 못할 까닭이 있나요. 감독님이 원래는 없던 인물인 안국장을 이야기에 추가하시고 저를 캐스팅해주셨어요. 너무 감사하죠. 감독님이 저 캐스팅한 후 ‘내부자들’을 보시고는 저에 대해 더 확신이 생겼다고 하셨어요.”
 십수년 바닥을 치는 무명생활을 견뎌온 그는 ‘내부자들’과 ‘38 사기동대’의 흥행 덕에 “아침에 일어날 때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 심장이 확 뒤흔들리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고 말했다.
 ‘내부자들’ 때는 지인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관객 수를 아침마다 카톡으로 중계해줬고, 지금은 ‘38 사기동대’ 시청률 경신 소식을 중계하는 카톡이 그의 아침잠을 깨운다고 한다.
 “예전에는 내가 작품에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면,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내가 작품에 일조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각오가 좀 달라졌죠.”
 다행히 러브콜은 이어졌다. ‘내부자들’ 덕에 ‘리얼’, ‘원라인’, ‘더킹’, ‘보안관’ 등의 영화를 촬영했다. ‘38 사기동대’가 뜨자 이번에는 드라마 쪽에서 연락이 온다. 소속사도 생겼다.
 “신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흥분은 빨리 지워버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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