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계절
  • 정재모
포항의 계절
  • 정재모
  • 승인 201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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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인류문명의 시원(始原)이라는 불과 관련된 신화는 그 내용과 가짓수가 매우 풍부하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기억되는 건 신의 것을 훔쳤다는 이야기다.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불을 몰래 인간에게 전해줌으로써 인류가 불을 사용하는 역사가 시작되었다지 않는가. 이 신화가 전하는 메시지, 인류가 하늘의 불을 훔침으로써 비로소 문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의 상징성은 크다. 인간이 다루고 있는 불은 곧 ‘신(神)’이라는 관념의 등식이 성립되는 거다.
그리스 신화의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가 모든 ‘기술의 신’이란 점이 상징하는 바는 더욱 뚜렷하다. 불은 기술·문화 같은 것과 깊이 결부된다. 달리 말하면 불로써 이루어낸 그 모든 기술과 문명·문화 같은 게 신의 조화라고 할 수 있는 거다. 그러니 인간이 일찍부터 불을 신성시하고 불을 받드는 축제의 의식(儀式)을 행해온 게 아닌가 한다. 그런 점에서 ‘철강한국’의 요람인 포항에서 대대적이고 요란한 불빛축제를 벌이는 건 어쩌면 필연일는지 모른다.

어느새 전국을 넘어 국제적인 여름축제로 자리매김한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어젯밤(28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개막의 팡파르를 울렸다. 이어서 오늘과 내일, 모레에 걸쳐 나흘간 밤마다 오후 9시부터 10여 분 동안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환상의 불꽃쇼가 벌어진다. 특히 축제의 본 행사라 할 30일 밤에는 한국과 이탈리아 대만팀이 연출하는 국제불꽃쇼가 1시간 넘게 불빛무지개를 주제로 온갖 볼거리가 펼쳐진다.
올해로 13회째인 한국의 대표적 여름축제, 예년의 경우를 감안하면 올해도 ‘포항불꽃’을 보려는 수십만 인파가 몰릴 거다. 바야흐로 ‘포항의 계절’을 맞고 있는 거다. 이 많은 포항불빛 관광객을 맞을 올해의 축제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준비됐을까. 또 얼마나 매끄럽게 운영될 건지 기대가 크다. 포항을 널리 알리는 기회이기도 한 이 축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선 작년보다 나았다는 평가를 들어야 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당국은 물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일에 협력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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