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옷 벗고 예술 입은 철의 ‘화려한 변신’
  • 이경관기자
산업 옷 벗고 예술 입은 철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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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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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립미술관, 13일 ‘철이 전하는 메시지’ · ‘스틸 드로잉’ 展 오픈
▲ 최태훈作 ‘철의 흔적3’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포항시립미술관은 13일 오후 4시 ‘철이 전하는 메시지展’, ‘스틸 드로잉展’ 오픈한다.
 철이, 산업이 아닌, 예술로 변화해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이 스틸 아트 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가시화하기 위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행사 기간에 맞춰 매년 개최하는 스틸 작품 기획전이다.
 먼저 1, 3, 4 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철이 전하는 메시지展’은 김재각, 우징, 최태훈, 하석원 작가가 참여해 27점의 다양한 스틸 작품을 선보인다.
 ‘철의 물성(物性)’을 주제로 스틸 조각의 미적 특성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차갑고 거칠고 무겁게 느껴지는 철이 작가의 손끝에서 뜨겁게 달궈지고 다듬어져 더없이 유연하게 변모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 철은 무게를 잃고 바람에 흔들거리듯, 허공에 떠오르듯 부드럽게 다듬어지고, 풍경을 그리고 소리를 담은 다양한 스틸 조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강한 생명력을 전한다.
 ‘철의 작가’로 알려진 최태훈 작가는 철근 결속선을 활용해 서로 묶이고 얽혀 바람에 흔들거리는 숲을 이루고, 거대한 덩어리는 우주를 담아내는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자르고, 두드리고, 휘고, 붙이는 직접적인 교감을 통해 철의 물질성을 찾는다.
 하석원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각재를 용접하여 단순한 큐빅 형태의 집을 뒤집어 전시장 바닥에 설치한 작품 ‘거꾸로 선 집’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작가는 ‘집’ 본래의 기능을 넘어서 그것을 소유하기 위해 인생의 중요한 목표가 되고, 삶의 수준을 매김 하는 오늘날 집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우징 작가는 철을 두드리고, 갈고, 다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쇳가루에 소금물을 섞어 녹물을 만들고, 그것을 종이나 철판, 나무 위에다 드로잉 하는 작업을 했다. 이 ‘녹물 드로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 상황은 기존의 물감이 주는 느낌과는 사뭇 다른 자연의 색상을 화면 위에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주며 철이 가지는 물성의 순환을 표현한다.

 김재각 작가는 지리산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작품 ‘복합적 오해-잠시’는 스테인리스 봉을 휘어 그 위에 철망을 덧씌우는 작업으로 멀리서 감상하면 골격과 윤곽이 잘 드러나도록 먹의 농담을 이용한 한 폭의 산수화 같다.
 2전시실에서 펼쳐지는 ‘스틸 드로잉展’은 고산금, 권남득, 김승주, 황혜선 작가가 참여해 1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이란 회화작업을 위한 전 단계로 인식되고있지만 미술의 형식과 개념이 변화되면서 드로잉의 의미는 확장됐다. 현대미술에서 드로잉은 재현적 표현 수단보다는 작가의 정신세계, 아이디어, 개념을 드러내기 위한 역할로 더 큰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고산금 작가는 자신이 읽은 다양한 텍스트를 문자로서의 기능을 제거하고, 진주알, 철 구슬 등 작은 단위의 개체로 변형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녀는 단어와 단어, 단어 사이의 공간을 하나의 추상적인 덩어리로 표현함으로써 언어적인 구조를 해체한다.
 권남득 작가는 자신의 예술적 상상력을 철의 물질적 조형성과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설치작품 ‘검은 바다’는 거대한 화면 위에 철가루와 자력 그리고 견고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고안된 드로잉 장치다.
 자를 모티브로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김승주 작가는 절대 기준을 상징하는 자를 여러 형태로 변형, 그 의미를 해체함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식을 확장하도록 유도한다. Ruboto 시리즈는 자신의 기준대로 상대를 재단하는 능력을 가진 로봇을 연상해 표현한 작품으로 ‘로봇 자’를 의미한다.
 회화와 조각 사이의 경계에 있는 황혜선 작가는 누구나 한 번쯤 유원지나, 놀이공원에서 봤을법한 일상적인 풍경을 철 드로잉과 크리스털 조각 등으로 표현한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에 오픈하는 두 전시는 포항시립미술관의 특성화 방향인 ‘스틸 아트 뮤지엄’을 가시화하기 위한 기획전으로 철이 전하는 메시지와 스틸 드로잉이 가진 재현의 형식 등 다양한 철의 예술적 가치에 주목해 탐구하고자 한다”며 “철이 가진 물성과 스틸아트의 형식적 한계에서 벗어나 동시대미술의 맥락에서 스틸아트의 현재를 바라보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려고 기획한 만큼 많은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전시 오프닝은 13일 오후 4시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되며 전시는 내년 1월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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