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막걸리 한 잔(350㏄)이 내는 열량은 150㎉쯤 된다고 한다. 공기밥 한 그릇이 300㎉라고 하니 막걸리 두 잔이면 허기를 때울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막걸리가 인기몰이를 하게 된 것은 열량 때문만은 아닐 게다. 노화방지 성분에 암을 억제하는 성분이 입증됐으니 인기가 오를 수밖에 없겠다. 이 정도인데 누가 감히 막걸리를 싸구려 술이라고 얕잡아 볼 것인가.
설악산 등산객이 풍기는 술냄새가 매우 역겹더라고 했다. 어느 기자의 체험기다. 설악산뿐 일리가 없다. 우리 주변의 이름난 산마다 등산객이 넘쳐나는 계절이다. 단풍의 유혹이 그만큼 강렬하다. 아름다운 단풍에 취해 정상에 올랐으니 ‘정상주’ 한 잔을 빠뜨릴 수 없다. 취흥에 겨워 산을 내려오다 다른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면 시비가 붙는다. 생리현상도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산을 내려오면 이번엔 ‘하산주’순서가 기다리고 있다. 소주와 쌍벽을 이루는 막걸리가 울상을 지을 판이다.
우리나라는 1년 4계절이 뚜렷하다고 배웠다. 그러니 11월에 겨울추위라니 말이 안 된다. 배운 대로라면 이 가을이 다 가려면 아직도 30여일이나 남았다. 등산 열심히 해가며 ‘정상주 - 하산주’도 신나게 마셔야 겠다고 계획을 세운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착각이다. 엘니뇨- 라니냐가 이상기후를 쥐락펴락 해온 지 이미 오래다. 가뜩이나 짧은 가을이 더 짧아지려나 보다. 이 가을 다 지나기 전에 단풍도 즐기고 억새도 사랑하자. 산행 중에 술냄새 풍겨가며 남과 아귀다툼이나 하기엔 남은 가을이 금싸라기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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