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AI 방어선
  • 김용언
낙동강 AI 방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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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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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자 ‘위(危)’는 ‘위태할 위’로 옥편에 풀이돼 있다. 글자의 위 부분은 깎은 듯한 벼랑에 사람이 서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아래 부분은 사람이 몸을 굽히고 주의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 글자가 들어가는 말들을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다급하고 화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달걀을 달걀위에 쌓아올린 것처럼 위태위태한 상황은 없다. 한자로 말하면 누란(累卵)이다. 사기에 이 말이 나온다. 전국시대 위(魏)나라의 범수란 인물이 유세가의 반열에 오르기를 소원했지만 미천한 신분에 발목이 잡힌다.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그는 진나라 왕을 만나 진나라의 형세가 위여누란(危如累卵)임을 설파한다. 책사가 되긴 했지만 푸대접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도 그는 원교근공책(遠交近攻策)으로 진나라의 부강에 크게 한몫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지금 온나라가 오리·닭과 그 알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H5N6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가 날마다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머잖아 700만 마리가 사라지게 되리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2014년에 겪은 최악의 위기가 되풀이되는 게 아닌가 싶어 꿈자리마저 뒤숭숭할 지경이다.
경남 창녕 우포늪 큰고니의 주검에서 H5N6형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한다.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다. 전국을 통틀어 청정지대로 남아온 영남마저 뚫리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한낱 희망이 있다면 발생 장소가 사육농가가 아니라는 점 이라니 그렇기라도 하면 다행이다. 경북은 2천년대 들어 모두 4차례 AI를 겪었다. 떼지어 날아오는 철새가 두려움의 대상이 돼 버렸다. “낙동강 방어선 사수”라는 다짐까지 나오는 판이다. 마치 6·25전쟁을 다시 치르는 것만 같다. 5669 가금류 사육농가가 이 누란의 위기를 이겨 나가도록 힘과 지혜를 보태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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