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가 2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계 제출에 앞서 당 지도부에 “당 대표를 했던 사람으로서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분당 사태를 포함한 내분으로 위기에 빠진 당 위기를 수습하는 차원의 행동으로 보인다. 이정현 답다.
이 전 대표의 탈당에 앞서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월 30일 “(인적 청산 대상 중)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분들은 1월 6일까지 자진 탈당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인적 청산을 예고했다. 이 전 대표 등 ‘친박 핵심’에게 당을 떠나라는 통첩이다. 이 전 대표의 자진탈당은 인 위원장의 ‘통첩’에 따른 결단에 해당된다.
인 위원장의 친박 핵심을 향한 최후통첩은 일리가 없지 않다. 청와대만 바라보고, 청와대 지시를 금과옥조로 여겨 당의 독립성을 해친 주인공들이 친박 핵심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새누리당에서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면 이 전 대표가 최우선 순위다.
그러나 박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아 새누리당에서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전 대표가 ‘모든 책임’을 안고 탈당한 것은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전 대표가 새누리당에서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은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도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을 한꺼번에 진 것으로 봐야한다.
이 전 대표에 앞서 또다른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처럼 ‘탈당’하지는 않았지만 그 또한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정현·최경환 의원 두 사람의 결단은 ‘친박’이 정치적 책임을 지는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두 사람 이외에도 박 대통령을 업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해온 이른바 ‘진박’들의 자중과 2선 후퇴 선언이 뒤따라야 한다. 윤상현·홍문종 의원 등은 이 전 대표 탈당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누리당은 당이 둘로 쪼개졌지만 여전히 ‘집권여당’이다. 지나친 내홍(內訌)은 또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친박 축출’을 주장했던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갑자기 ‘칭병’(稱病)하며 병원에 드러누운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새누리당 혁신의 ‘전권’을 부여받은 비대위원장의 입원은 더 이상 비대위원장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정현 전 대표의 탈당과 최경환 의원의 2선 후퇴, 그리고 상징적인 ‘진박’의 자중 선언으로 당이 정상을 찾아 정책과 노선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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