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불거진 ‘수도 이전’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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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불거진 ‘수도 이전’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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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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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수도 이전’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졌다는 증거다. ‘수도 이전’은 지금의 수도 서울을 충청도로 옮기자는 것이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들고 나와 ‘재미 본’ 공약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수도이전 주장을 들고나온 이는 남경필 경기 지사다. 그는 지난해 6월 경기도 양주시에서 시장·군수 간담회를 열고 “국회는 물론 청와대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서울과 지방의 균형 있는 발전을 꾀하기 위한 논의는 계속돼야 한다”며 맞장구치고 나왔다.
안 지사는 “과거 수도 이전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헌재의 판결은 마음에 걸린다”면서도 “당시 헌재는 관습법을 근거로 들었는데, 이제는 많은 분의 상식이 바뀌었으니 판결도 바뀔 여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자 남 지사는 “안 지사가 공감을 표해준 것 아닌가. 환영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며 “다양한 계기를 통해 안 지사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안  두 지사의 수도 이전 주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노무현 정부가 내놓은 행정수도 이전은 잘 했다고 본다. 서울은 비즈니스 수도로 족하다”며 수도 이전을 긍정 평가했다.
남·안 지사는 어제 공동기자회견까지 열고 ‘수도 이전’을 공식화 했다. 두 사람이 잠재적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수도 이전’은 두 사람에 의해 사실상 대선 공약으로 확정된 셈이다.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들고 나와 ‘재미 본’ ‘수도 이전’이 15년 후 다시 대선판에 등장하고 말았다. “수도 이전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헌법재판소 판단이 우습게 됐다.

남경필·안희정·박원순 3인의 ‘수도 이전’ 주장에 당장 서울과 수도권 국회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대권욕과 대한민국 수도 이전을 맞바꾸지 말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대선마다 반복되는 수도이전 망령 공약,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국론분열을 초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남 경기지사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행정수도 이전을 발표하자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충청인을 현혹하는 공약”이라고 맹렬히 비난한 장본인이다. 그랬던 남 지사가 경기도지사가 되고난 뒤 대권욕이 생기자 “국회는 물론 청와대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남 지사의 판단이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
이미 지적했듯 ‘수도 이전’ 문제는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결을 내린 사안이다. 15년이 지났다고 그 판결이 바뀌지도 않았고 바뀔 이유와 근거가 새로 나타난 것도 아니다.
새로운 환경이라면 대통령선거가 다가왔다는 것뿐이다. ‘대통령선거’가 ‘수도 이전’과 관련된 판단을 바꿀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남·안 지사가 잠재적 대권주자라지만 지지율로 볼 때 본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아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붕괴가 머잖아 보인다. 김정은 붕괴는 통일을 의미한다. 눈 앞에 보이는 통일을 앞두고 ‘수도 이전’ 문제로 다시 국론이 분열되는 상황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대선 때만 되면 들고 나오는 ‘수도 이전’을 막기 위해 ‘수도 이전 방지법’이라도 만들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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