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선거 때만 되면 ‘노인’들은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노인’들에게 “투표장에 나오지 말라”는 따위 ‘폄하’가 번번이 자행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65세’가 무슨 ‘주홍글씨’인가?
선거 때만 되면 야당의 ‘노인 폄하’는 습관처럼 되살아난다. 열린우리당 시절 정동영 의장은 2004년 총선에서 “60~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그 분들이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고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할 분이므로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발언해 선거 패배를 자초했다.
정 의장은 본인은 의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때 야당에 붙은 별명이 “불효(不孝) 정당”이다. 그랬던 정 의원이 올해 만 64세다. 본인이 말한대로 “곧 무대에서 퇴장할 분”이다. 또 “집에서 쉬셔도 되는” 나이다. 그런데도 본인은 작년 총선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그 것도 국민의당으로 옮겨 고향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문재인 전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2014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 콘서트’에서 “젊은 세대가 나서야 한다. 방법이 없다”고 했다. 또 “어르신 세대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박근혜 정부가 잘 한다고 지지하고 있지 않으냐”며 “그러니 바꿔야 된다는 의지가 어르신들에게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어르신들은 ‘의지박약자’로 보였다는 얘기다.
표창원 의원은 16일 ‘공직 65세 정년’을 주장하면서 “그래야 나라가 활력이 있고 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면서 청년에게 활발한 참여 공간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공직 경험자들이 ‘어른’으로 물러나야 현장의 극한 대립이나 갈등을 자유롭게 중재할 수 있고 나라가 안정된다”고 했다. 해괴한 이론이다. 표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다. ‘65세 발언’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반 전 총장은 만 72세다. 문 전 대표는 만 64세가 된다. 누가 봐도 반기문 전 총장을 의식한 발상으로 간주된다. 설령자신의 ‘65세 정년’ 주장이 관철되지 않아도 반 전 총장이 나이가 많은 ‘고령’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도 내년이면 ‘65세 정년’에 해당된다. 표 의원 주장대로라면 대통령 선거에 이겨도 임기중 퇴진해야할지 모른다. 머리에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함부로 밖으로 내뱉는 게 아니다. 특히 ‘나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야당이 이러니 50대 이상으로부터 표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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