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검찰조사 法治 바로세울 계기 삼아야
  • 모용복기자
朴 검찰조사 法治 바로세울 계기 삼아야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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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이다.
 검찰 소환조사는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한 지 1485일 만이고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를 받은 지 11일 만이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다.
 전날 박 전 대통령측 변호인단이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실 것이다.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다”고 한 말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었다.
 변호인단이 말한 메시지가 이 두 마디 29자가 전부인지 아니면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단 사이에 소통이 부족했던지 간에 국민들은 적잖이 실망했다.
 비록 ‘송구’라는 말을 했지만 국정농단 파문에 대한 명시적인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음으로써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자신의 혐의나 헌재의 파면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복귀했을 때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이제 진실규명은 검찰의 손에 달렸다. 박 전 대통령은 모두 13가지 범죄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특별수사본부가 찾아낸 8가지에 올해 박영수 특별검사가 밝혀낸 5가지가 추가된 것이다.

 이번 검찰소환조사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뇌물 관련,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청와대 기밀문서 유출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측은 검찰소환조사를 앞두고 예상 질문지를 미리 뽑아 사전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리 이중삼중(二重三重)의 방어막을 둘러친들 진실이 아닌 거짓으로 만든 방어막은 언젠가는 뚫리게 마련이다. 검찰 수사도 ‘엮듯’이 범죄혐의를 들씌운 것이라면 한 방은 커녕 제대로 한 번 찔러보기도 전에 흩어져버리는 모래 창이 되고 말 것이다.
 불소추특권의 지위를 이용해 그동안 검찰과 특검의 대면조사를 회피해온 박 전 대통령이 이제 검찰과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은 이상 양측은 물러설 수 없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일전에 돌입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여러 시나리오를 짜놓고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영장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견해와 대선정국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불행과 비극이 헌정사에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진실규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치권과 특정집단의 목소리에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말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나 외압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에 임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주의를 이번 기회에 바로세워야 한다,
 박 전 대통령도 지난 4년간 대한민국을 이끈 국가원수로서, 또 평소 “국가와 결혼했다”하고 한 말이 빈말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성실하고 진솔하게 답변하는 것이 그동안 지지해준 많은 국민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인 티머시 타이슨이 “화해가 있으려면 먼저 진실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진정한 국민통합과 화해는 진실규명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어쩌면 지금이 과거의 부조리와 불행의 역사를 끊고 반목과 질곡을 넘어서 통합과 화해의 새 시대로 나아갈 마지막 기회인 지도 모른다. 그 역사의 현장을 국민들이 엄중하게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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