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형식기자] 한국 현대 건축에 있어 누구보다 인간 척도를 중시한 건축가 김수근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구미에서 마련됐다.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8일부터 5월 21일까지 ‘김수근, 사이를 잇는 사람의 가치展’을 제1·2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김수근의 대표작품 중 공간사옥, 구미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20여 작품의 모형 뿐 아니라 그간 공개되지 않은 다양한 작품 사진들이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구미문화예술회관과 김수근 문화재단은 그동안 진행돼 온 전시와는 다른 방식을 시도한다.
1전시실은 ‘시간-공간’을 테마로 전시가 기획된다. 김수근의 작품을 연대별로 소개하는 형식보다는 그가 태어난 1931년부터 세상을 떠난 1986년까지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 정치, 경제, 문화, 그리고 국제 이슈 등, 이를 나열함과 동시에 이 안에서 김수근의 작품, 그리고 그의 예술 행보가 어떻게 발전 돼 가는가에 대한 발자취에 역점을 뒀다. 그리고 김수근이 이끌어온 ‘월간 공간’과 공간화랑, 소극장 공간사랑의 아카이브가 이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이는 특히 한국 현대예술의 산모 역할을 했던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공연한 다양한 예술인들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축가 김수근과 함께 한국 현대 건축, 예술을 이끌어온 명망 있는 인사들과의 인터뷰를 ‘인간’이라는 주제로 제2전시실에 마련했다. 소극장 공간사랑을 이끌어 왔던 고 강준혁 선생의 육성을 담은 인터뷰, 일본 건축가 아라타 이소자키가 생각하는 한국 전통성, 등 그간 김수근무화재단이 국립현대무용단과 함께 준비해온 이 인터뷰를 통해 건축뿐 아니라 다양한 무용, 연극, 조각 등 예술 영역까지 넓혀온 르네상스맨 김수근의 행보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다.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1989년 개관 당시 설치된 조각가 신옥주 씨의 대형 철조각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전시를 주최한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공단도시라는 회색빛 편견을 깨고, 오늘의 문화도시 구미를 있게 한 건축가의 인간적 따뜻함을 가슴에 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건축가 김수근의 시선으로 본 한국현대문화사에 다름 아닌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구경북지역의 건축학도들을 위해서는 김수근과 인연이 깊은 국내 최고 건축가들의 특별강연이 마련 돼 있다. 오는 22일 이범재(단국대 명예교수), 김원석(공간건축 명예회장), 23일 신언학(토우건축), 김남현(공간건축), 5월 13일 김수근 건축상 수상자인 정영한, 김수영, 이승택, 조진만, 14일 김기수(동아대교수)의 일정으로 소공연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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