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대욱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보름이 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파면으로 갑작스럽게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문 대통령은 인수위를 꾸릴 여유도 없이 당선되자 마자 취임해 인사 등 벌써 많은 일을 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눈에 띠는 것이 소통과 탈권위 행보다.
문 대통령은 취임하자 마자 단행한 비서실장, 국무총리 인사에서 직접 인사배경 등을 국민들에게 설명했다.
이는 과거 정권에서는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이같은 행보는 이후 이어진 인사에서도 계속됐다.
이는 국민들과 소통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느껴졌다.
문 대통령은 또 청와대 출근 직후 집무실을 본관에서 비서동으로 옮겼다.
과거 대통령의 집무실이 본관에 있어 비서동과의 먼 거리로 인해 대통령이 ‘구중궁궐’ 속에 있음으로써 비서진들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을 의식한 조치인 듯 했다.
비서진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는 한 직원이 윗옷을 받아들려하자 사양하며 자신이 직접 옷을 의자에 거는 모습도 보였다. 과거 볼 수 없었던 탈권위적인 모습이었다.
비서진들과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은 여느 일반 직장인들과 비슷한 모습이어서 친근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야당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썼다.
당선 직후 야당을 방문했고 야당 원내대표들과도 오찬회동을 했다.
청와대 관저 입주 전 사저에서 출퇴근 할 때는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악수하고 사진까지 함께 찍는 등 소통과 탈권위 행보의 절정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약한 경호까지 요청하며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소통과 탈권위 행보는 매우 이례적으로, 파격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대통령은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을 위해 봉사하려면 소통하고 권위를 내려놓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 유럽 등 정치 선진국 지도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왔다.
독재 정권 등 정치 후진국일수록 국민들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권위를 앞세운다.
심지어 정권유지를 위해 국민들을 억압하고 핍박까지 하는 것을 우리는 지금도 보고 있다.
정권마다 시대적 상황이나 공과가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모습을 우리는 익히 봐 왔다.
이런 의미에서 문 대통령의 소통과 탈권위 행보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정책이나 인사의 경우 보수나 진보 등 각각의 입장이나 가치관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소통과 탈권위 행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앞에는 안보위기 해소, 경제 살리기, 개혁, 국민통합, 적폐 청산 등 수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이런 어려운 과제들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통은 필수적이다.
문 대통령은 초심을 잃지 말고 지금처럼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야당·언론 등과 소통하며 국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그것이 현재의 모든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국민들을 통합으로 이끌어 진정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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