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名譽)
  • 손경호기자
명예(名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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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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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여기서 ‘이름’은 곧 명예(名譽)다.
 명예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매우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 중의 하나다.
 명예와 관련된 잘못된 악습도 있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제르바이잔 및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행하는 ‘명예 살인’이 바로 그것이다.
 가족, 특히 가장(家長)이 명예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딸이나 아내, 친척 여성을 살해하는 범죄다.
 매년 5000여 명의 사람이 명예살인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에 따르면, 인간은 생리적욕구(Physiological Needs, 1단계), 안전욕구(Safety Needs, 2단계), 소속감과 애정욕구(Belongingness and Love Needs, 3단계)가 충족되고 나면,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싶어하는 존경욕구(Esteem Needs, 4단계)를 갈구하게 된다.
 마지막이 자아실현욕구(Self-Actualization Needs)다.
 1~3단계까지의 욕구는 동물이나 인간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존경욕구 즉, 명예욕(名譽慾)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명예를 소중하게 여긴다.
 비록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이 있지만, 명예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은 사례는 부지기수다.
 중세 서유럽 기사들의 규범의식이었던 ‘기사도(騎士道)’의 경우도 명예를 매우 중요시 했다.
 이러한 기사도 정신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군인, 경찰, 소방관 등의 제복은 명예를 상징한다.
 국가 수호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 때문에 제복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다.
 그들의 희생이 어느 것보다 값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당 박명재 국회의원이 빨간 명찰이 달린 해병대 제복을 입었다.
 해병대 상징인 팔각모와 인식표도 받았다.
 국가전략 기동부대로서 해병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예산과 정책적 뒷받침을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해병’이 된 것이다.  
 박 의원은 알고 보면 ‘명예(名譽)’ 부자다.
 명예박사 학위를 두 개나 가지고 있다.
 경북대 정치학 명예박사와 용인대 행정학 명예박사가 바로 그것이다.
 통상 대통령 등을 제외하면 명예박사를 한 개 받기도 쉽지 않다.
 외국에서는 정식 박사 학위보다 명예박사를 더 예우해준다는 말도 있다.
 박사는 공부를 하면 받을 수 있지만, 명예박사는 어느 분야의 일가를 이루고 존경을 받아야 받을 수 있는 명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ROTC 중앙회로부터 ‘명예 ROTC’로 위촉되기도 했고, 명예 독도주민이기도 하다.
 행자부장관 출신 박 의원이 명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 조대엽·송영무 장관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이 계속 보류되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이미 마쳤지만, 한국당 등 야권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임명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야권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두 사람이 장관으로 임명돼도 명예는 커녕 본전이나 챙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장관만큼 명예로운 자리도 드물다. 위로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 몇 자리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도 내심(內心) 장관직에 눈독을 들인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장관직이 ‘독배(毒杯)’가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사돈에 팔촌까지 다 까발려짐에 따라 그동안 쌓은 명예마저 잃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의 흠집내기 인사청문회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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