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부끄러운 또 하나의 부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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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부끄러운 또 하나의 부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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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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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장수(將帥)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 용장(勇將), 지장(智將), 맹장(猛將), 덕장(德將)이다.
 용장은 지혜는 부족하나 힘이 세고 무예가 뛰어나 겁을 내지 않고 용감하게 싸우는 장수를 말한다. 지장은 무예는 용장보다 탁월하지 못하나 지혜로 적을 싸우는데 큰 공을 세우는 장수를 말한다. 맹장은 무예도 뛰어나며 지혜도 갖추고 있어 부하를 잘 다스리며 용감하게 싸우는 장수를 말한다. 덕장은 무예가 탁월하고 힘도 세며 부하를 통솔하는 지혜가 뛰어난 품위 있는 장수를 말한다.
 중국의 고대 삼국지를 읽어보면 천하를 다스리겠다고 수많은 영웅호걸이 등장한다. 결국 크게 나누면 덕장을 대표하는 유비, 지장을 대표하는 제갈공명과 관우 그리고 맹장과 용장을 대표하는 장비가 있다. 이들 모두는 치열한 전투를 거쳐 천하통일을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거느린 군사들의 사기나 됨됨이를 보면 역시 ‘강장 밑에 약졸 없다’라는 격언이 실감이 난다. 그렇다. 강장인 리더가 강한 통치력과 카리스마 넘치는 기세로 병권을 잡으면 그 군사들은 모두가 작은 맹장이 되어 감히 적군이 범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우두머리 장수가 판단력이 흐리거나 경험이 부족한 장수라면 그 부하들도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즉 ‘약장 밑에 강졸이 없다’라는 말이 생겨 날수 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신라의 김유신은 용, 맹, 지, 덕을 고루 갖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즉 황산벌 마지막 전투에서 자기 부하인 품일장군이 그의 아들 관창의 목을 내놓게 하였어도 한마디 불평도 없었다고 한다. 그 결과 역사가 바뀌어 삼국통일이 이뤄졌다.
 이순신 장군은 선봉장처럼 싸우는 용장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는 무과시험 도중 말에서 떨어져 늦은 나이에 합격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몸이 약해서 항상 병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비록 용장 맹장은 부족했지만 그는 항상 보급을 충실히 하고 전략전술의 운용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지장이자 신상필벌에도 엄격하면서 부하들을 잘 돌보는 덕장이었기에 지금까지도 존경 받는 장수가 될 수 있었다. 
 최근 군에서 별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별을 단다는 것은 군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며 가장 큰 명예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 장군 부인의 갑질 때문에 그 별의 명예가 추락하는 것을 볼수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장군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장군에게는 무엇보다 덕망이 있어야한다. 그리고 장군은 비전을 제시하고 운영의 묘를 살리는 지장과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덕장의 겸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장군에게 투철한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결여되면 장군으로서의 자리가 추하게 보인다.

 옛말에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고 사회적으로 덕망있는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가정이나 가족을 다스리지 못하면 그 자리는 추풍낙엽처럼 위태롭다. 뿐만 아니라 높은 자리는 더 낮은 자리를 돌아보고 사회적인 약자를 섬기는 섬김의 리더십이 발휘 될 때 존경을 받게 된다.
 갑질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행위를 말한다. 
 최근 미스터피자, 종근당 그리고 육군대장의 갑질논란은 우리사회를 슬프게 한다. 특히 현역 육군 대장의 부인 갑질은 정말 우리사회의 힘있는 자들이 그들의 권력을 얼마나 악용하고 남용하고 있는지를 절실히 보여준다. 위의 두 기업 회장의 경우는 자본주의 이익관계에 빚어진 갑질 이라면 장군의 부인 갑질은 그야말로 권력을 이용한 가장 질이 나쁜 것이다.
 리더의 조건은 역량, 시대정신 그리고 높은 도덕성이다. 그리고 리더는 항상 덕장과 덕망을 갖추어야한다. 
 칸트는 “인간은, 그리고 일반적으로 모든 이성 존재는, 이런저런 의지에 따라 임의로 사용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으로 존재한다.” 고 했다. 칸트는 인간과 물건의 근본 차이가 바로 이 점이라고 일깨운다. 그렇다 인간을 절대 단순한 수단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언제나 한결같이 목적으로 대우해야한다. 
 맹장불여지장(猛將不如智將) 지장불여덕장(智將不如德將) 이라는 한자어가 있다.
 ‘용맹스런 장수는 지혜로운 장수만 같지 못하고 지혜로운 장수는 덕스런 장수만 같지 못하다’
 갑질은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또 하나의 부당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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