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 혈세 의존 체질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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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료원, 혈세 의존 체질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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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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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북지역 지방의료원 5곳이 모두 상궤(常軌)를 벗어난 운영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의료원을 비롯해 포항, 안동, 김천, 울진의료원이 경영의 기초 자체를 무시함으로써 손실 규모만 키워 왔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엊그제 발표한 `지방의료원 감사실태 처분 보고서’에 낱낱이 기록돼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경쟁의 원리는 아랑곳없이 적자를 누적시켜온 결과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대구 경북지방의료원 5곳의 공통된 현상은 `만성적자 속의 방만 경영’으로 압축할 수 있다. 가장 적자규모가 큰 포항의료원만 하더라도 적자액이 2004년 5억5095억원이던 것이 그 이듬해엔 13억9513만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결손액이 불과 1년 사이에 거의 3배에 가깝다. 김천의료원 또한 해마다 1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다른 의료원들도 억대 적자이긴 다를 바가 없다. 만성적자를 되풀이하면서도 경영개선 의지는 전혀 없음이 드러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사례가 의료원장의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이다. 의료원은 적자 속에 허덕이거나 말거나 원장은 보수만 두둑히 챙기면 된다는 것인가.
 감사원 보고서를 보면 이 같은 현상은 전국 공통이기는 하다. 2005년말 현재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의 결손 누적액이 3552억2000만원이 넘는다. 자본 잠식률이 50%를 넘는 곳도 14곳이나 될 정도다. 대구 경북 지방의료원들도 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책임이 지나치다. 흑자를 내는 지방의료원도 서산·이천·충주의료원을 비롯하여 5곳이나 되는 까닭이다. 다 같은 지방의료원이건만 흑자와 적자의 요인과 경계선이 어디인지부터가 궁금할 지경이다.
 감사원 보고서는 의료원장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로 지적했다. 고액연봉으로도 부족한지 계약액보다 5천여 만원을 더 얹어 준 사례도 있다.적법한 공모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경북지사가 마음대로 임명한 곳은 포항, 안동, 김천이다. 다른 지자체에선 의료원장 10명을 2~4회나 재임용하기도 했다. 지자체부터가 의료원의 만성적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의료원의 기능 전환 또한 감사원 보고서에 나타난 주안점 가운데 하나였다. 문제는 늘어나는 민간의료기관과 벌여야 하는 경쟁력이 없다는 점이다.혈세에만 기대는 체질이 됐고 보니 스스로 살아남을 힘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기능전환이란 일반진료 이외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검토하자는 것이다.안동·울진·대구의료원에 재활, 정신질환치료, 노인요양을 전문화하고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세상 모든 분야가 경쟁력 기르기에 힘쓰는 세상인데 지방의료원만 언제까지 혈세에서 젖을 떼지 못한 채로 세월만 보내려는지 딱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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