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거리는 쓰레기다. 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남는 흔적이 쓰레기다. 고속도로에서부터 시작해 산간 계곡, 낚시터, 강가, 해수욕장을 가릴 것도 없다. 사람이 머물다 떠난 자리마다 쓰레기는 기념물처럼 남는다. 마치 삶의 수준을 뽐내고 싶은 사람들의 과시욕의 잔해같이만 느껴진다. 삶이 여유로워졌으면 의식 수준 또한 함께 향상되는 게 올바른 흐름일 것이다.
어제 경북도민일보는 동해안 일대 해수욕장 쓰레기 처리 실태를 다뤘다. 한마디로 `엉망진창’이라고 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몰라 난감해 하는 청소원들의 얼굴이 보이는 것만 같다. 동해안은 크고 작은 해수욕장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다. 그만큼 피서객들의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지상에 보도되는 몇십만 명이니 몇백만 명이니 하는 피서객 숫자가 공연한 소리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이 많은 사람이 남기는 쓰레기는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본보 보도에 따르면 청소인원 한 사람이 담당하는 피서객수가 어마어마하다. 망상 해수욕장 6700명, 경포대 3500, 낙산 3300명, 송정 2100명, 해운대 1700명이다. 가장 적은 칠포 해수욕장이 400명이다. 한 사람이 음료수 병 한 개씩만 버려도 수백~수천 개가 여기저기 흩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버리는 게 어디 음료수 병뿐인가.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만도 30~40%가 분리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음식쓰레기까지 뒤섞이게 되면 할말을 잃게 된다. 시민의식 실종이란 표현마저 케케묵었다 싶을 지경이다. 분리수거함이 있어도 뒤섞어 버리는 판인데 분리수거함조차 아예 없는 곳이야 더 말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휴양지 쓰레기 대란은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다. 올림픽, 월드컵에 수많은 국제회의를 치른 나라로서 부끄러운 현상이다. 앞으로도 국제규모 행사는 얼마든지 치르게 될 것이다. 지자체의 쓰레기 대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피서객들의 의식부터가 개선돼야 한다. 쓰레기는 발생부터 줄이는 게 최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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