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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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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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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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작가

[경북도민일보]  프랑스는 제1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겪은 후 미래의 가장 큰 적(敵)을 독일로 간주했다.
 1933년 나치 정권이 들어서고 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드리우자 프랑스는 독일의 공격에 대비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들여 견고한 방어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총 길이는 750km로 건설비용이 오늘날 유로화 가치로 따진다면 30억 유로를 휠씬 넘는 이 방어요새를 당시 프랑스 육군장관이던 ‘앙드레 마지노’의 이름을 따서 마지노선이라고 명명했다. 프랑스는 이 요새를 만들기 위해 1927년부터 10년간 공사를 했을 뿐만 아니라 1차 세계대전 때의 경험을 살려 지형지세도 충분히 활용했다
 전차의 침입을 막기 위한 이중철골벽, 보병을 막기 위한 철조망 지대, 직경 6m의 콘크리트벽 등을 설치했다. 발전실과 탄약고, 작전실, 통신선 등도 지하 깊숙이 설치하여 당시로선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막상 2차대전이 발발하자 마지노선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1940년 5월 독일이 프랑스가 생각하지 못한 산과 깊은 숲으로 되어 있는 아르덴을 통과하여 벨기에와 룩셈부르크로 우회해서 침공하자 마지노선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던 것이다.
 프랑스가 그토록 공을 들이고 자랑했던 그 방어선이 무너지는데는 불과 이틀 밖에 걸리지 않았다. 마지노선이 무너지자 전의를 상실한 프랑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에 항복하고 말았다.
 차라리  프랑스는 그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군인들의 전투력 향상에 쏟아부었더라면 2차세계대전의 양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 당시 마지노선은 최전방의 방어시스템이었지만 현대에서는 더 이상 물러설수 없는 최후방어선이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인생의 마지노선은 무엇일까? 
 2006년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성적으로 취약한 유색인종·여성청소년을 돕기 위해 시작한 ‘Me Too’운동이 지금은 전 세계 80여개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이 운동으로 인해 추락하는 유명인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평생 고생하고 노력하며 쌓아올린 인생의 공든탑이 자신의 지위나 권력을 믿고 저지른 그릇된 행위로 한순간에 재가 되고 말았다.
 그 뿐인가? 
 자손대대로 호의호식 할 수 있는 엄청난 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뇌물을 받아 삶도, 명예도, 영화도 모두  뒤로하고 철창속으로 가는 사람들이 또 얼마나 많았던가?
 부나 권력은 삶을 윤택하게 해줄수는 있으나 인생의 방어막이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법과 윤리와 규범을 지키며 성실하게 사는 것이 가장 견고한 인생의 요새이며 방어막이다.  정의로운 삶을 지향하는 사람에겐 법은 제약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켜주는 방어막이 되기 때문이다.
 살펴보면 많은 사람들이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도 다섯살배기도 알고 있는 평범한 말들을 지키지 못해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리가 자유케 하리라’는 성경의 한구절이 깊이 가슴에 와닿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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