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핵심 ‘전력반도체’ 연구개발 3박자 갖췄다
  • 이진수기자
4차산업혁명 핵심 ‘전력반도체’ 연구개발 3박자 갖췄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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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新먹거리-포항시 미래전략 5대 핵심산업 <3> 첨단 신소재산업
▲ 포항 나노융합기술원의 연구원이 전력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자동차, 휴대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첨단 신소재 부품이다. 사진=나노융합기술원 제공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대구·경북 지자체의 살림살이가 국비확보의 어려움과 지방세수 감소 등으로 날로 팍팍해지고 있다. 본지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대구·경북 각 시·군에서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전략사업을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미래전략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지자체에 시·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지난 5일 포항시 남구 지곡단지로 들어섰다. 전날 내린 비로 벚꽃은 떨어졌지만 나무들이 앞다퉈 연초록의 잎을 틔우는 등 봄날의 생기가 넘쳤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 포항테크노파크 등 여러 연구개발(R&D) 기관들을 거쳐 포스텍(포항공대) ‘나노융합기술원(NINT)’을 찾았다. 나노융합기술원은 전력반도체(파워반도체)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곳이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수요 기기에 맞게 변화(변환·변압·분배) 및 관리(제어)하는 이른바 ‘두뇌’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클린룸(청정실)에는 연구자들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덮히는 전면 방진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나노융합기술원 신훈규 본부장은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클린룸에는 방진복을 입고 근무한다”면서 “먼지로 인한 제품 불량을 방지하는 차원이다”고 했다.
 제조 환경이 좋아야 좋은 제품도 탄생하는 것이다. 나노융합기술원에는 전력반도체를 연구하기 위한 첨단 장비들이 즐비했다. 클린룸에 100여대를 비롯해 총 170여대의 장비가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기능에 따라 10~20억원의 고가 장비들도 많다.
 
 △ 전력반도체 연구개발하는 나노융합기술원
 전력반도체는 자동차, 휴대폰, 디스플레이, 로봇, 가전제품, 전자기기, 산업용 모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부품이다.
 첨단 제품에 들어가는 약방의 감초 격이다.
 전력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는 연평균 9%씩 성장해 2020년에는 34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는 메모리(25%)와 비메모리(75%)로 분류되며 우리가 잘 알고있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에 주력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세계 시장은 갈수록 첨단화돼 최근들어 비메모리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나노융합기술원은 실리콘카바이드(SiC) 라는 물질을 이용해 전력반도체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기업에게 기술 이전 또는 기술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포항이 왜 이같은 첨단 신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가. 연구개발에 핵심인 △시설 △장비 △인력이라는 3대 요소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분야 나노기술의 경우 국내는 대전(나노종합기술원), 수원(한국나노기술원), 그리고 포항(나노융합기술원) 등 3개소가 있다. 대전과 수원은 연구기능 중심이다. 하지만 포항은 연구기능과 함께 기업지원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경쟁력에 있어서는 대전, 수원과는 차별화된다.
 신 본부장은 “포항은 연구개발에 필요한 시설, 장비, 인력 등 3박자를 갖춘 국내 최고의 첨단 신소재 연구단지다”고 했다.
 첨단 신소재는 광범위할 정도로 다양한다. 간단히 정의하면 산업용, 전기전자 등에 들어가는 부품 소재를 의미한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첨단 신소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신 본부장의 말이다.
 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첨단 신소재의 연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 본부장은 “철강도시 포항은 다음 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대체 산업 가운데 하나가 첨단 신소재 개발이다. 타 도시보다 포항이 선점해야 5년 혹은 10년 후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포항은 첨단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8일 포항시와 경북도, 포스텍은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첨단기술의 실현과 기술 사업화를 위해 나노융합기술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첨단유망기업 유치 협약식을 가졌다.
 

▲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연구원들이 첨단 소재의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 세계적인 실용화 기술 거점으로 육성
 협약 내용은 이들 3개 기관이 160억원을 투자해 ‘첨단기술사업화센터’를 구축하고 협약 기업이 입주해 연구시설과 장비를 공동 활용한다는 것이다. 또 연구, 인력, 기술정보·교육도 협력하기로 했다.
 나노융합기술원 바로 뒷편에 지상 5층 규모의 첨단기술사업화센터는 오는 9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이곳에는 첨단시설의 클린룸, 한국인정기구(KOLAS) 센터, 해외연구소, 기술사업화 공간 등이 들어선다.
 무엇보다 센터는 △연구개발 △생산 △사업화(비즈니스)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첨단 신소재를 연구개발해 이를 제품으로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집적화에 따른 효율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센터를 완공하면 다른 지역의 첨단기업 유치와 기술사업화, 고용창출, 매출증대로 포항의 산업구조 다변화와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또 경북과 수도권의 유망 중소·벤처기업 40여개를 센터에 유치해 첨단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산업에 나노, 바이오, 신소재,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접목해 산업 고도화와 시장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한다.
 여기에 독일 프라운호퍼, 막스 플랑크 등 해외연구소와 함께 국제 공동연구와 협력사업으로 세계적인 실용화 기술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포항시와 나노융합기술원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에 고용창출 200명, 2025년에는 매출 2000억원에 3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첨단기술사업화센터가 들어서면 첨단기술 기반 산업에 지원 확대로 포항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다”고 했다.
 나노융합기술원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 이하 포미아)’. 이곳은 철강과 에너지산업을 선도해 나가는 부품소재산업 전문연구소이다.
 2007년 문을 연 포미아는 포항의 주력인 금속산업의 고도화 및 전문화를 선도하며 실용화 중심의 연구역량 강화와 중소기업 지원으로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에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 고온에도 잘 견디는 타이타늄은 항공기 엔진의 부품으로 사용된다.

 △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공동 연구소 포미아
 즉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이른바 열린 공동 연구소이다.
 포미아 김진율 박사는 “포미아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과 함께 연구개발하는 곳으로 ‘공동 연구소’라 할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첨단 신소재 개발은 어느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연구가 축적되면 가시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포항은 철강의 고부가가치와 함께 대체 산업 개발로 신성장 동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포항시가 추진하는 △철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사업 △타이타늄 생태계 구축 △에너지 강관산업 경쟁력 강화 기반구축 △첨단산업 전략소재·부품 시험평가 기반구축 △독일 프라운호퍼(IISB) 지원 사업 등이다.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2023년까지 약 3000억원의 사업비로 포항 남구의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고부가가치의 철강기술 개발과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550도의 고온에서도 알루미늄과 마그네슘합금에 비해 우수한 강도를 유지하는 타이타늄 육성에도 힘쓴다.
 타이타늄은 항공우주산업, 자동차산업, 의료부품, 악세사리, 스포츠 레저용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적용되는 고부가가치의 소재이다.
 전 세계 타이타늄 소재 및 부품산업 시장 규모는 현재 150조원 수준으로 2025년에는 약 6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연평균 10% 성장)되고 있다.
 국내는 2014년 2426억원에서 올해 4024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연평균 10.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강관산업은 석유, 가스 등의 에너지자원 채굴과 수송에 필요한 강관을 제조하는 산업을 말한다. 세계 에너지 강관시장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2020년에는 90조원으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맞춰 포항시는 지역 강관기업 제품의 품질향상과 시험평가 지원을 위한 수출 주력형 에너지 강관산업 경쟁력 강화 기반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석유, 가스 등 에너지자원 채굴과 수송에 필요한 강관.

 △ 연구개발 최고 도시 포항, 상용화로 결실 맺어야
 포미아는 총 200억원의 사업비로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내에 강관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해 세아제강, 넥스틸, 한국맥케이용접 등 지역 강관 제조사들을 지원하게 된다.
 또 에너지 강관산업의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 강관사들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위한 시장 개척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전력반도체 첨단 신소재 개발을 위해 한·독일 국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과기부에서 공모한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사업에 선정된 포스텍-프라운호퍼 국제공동연구 사업도 추진중이다.
 유렵 최대의 실용화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함께 나노기술 기반 전력반도체 분야의 신기술인 실리콘카바이드의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7년부터 6년 동안 진행되는 공동연구를 통해 포항시는 차세대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의 국내 및 아시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고,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를 유치해 선진기술 연구개발과 첨단기술에 따른 산업화 역량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포미아 박병호 박사는 “포항은 연구개발에 있어 최고 수준의 도시다”며 “특히 방사광가속기는 분자 등 미세한 단위의 움직임, 구조를 잘 파악할 수 있어 첨단 신소재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했다.
 포항은 첨단 신소재산업에 선제적 투자로 타 도시보다 미래가 밝다. 이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상용화를 남겨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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