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춘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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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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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작가

[경북도민일보]  마르크스가 공산주의를 창시한 이래 막스와 엥겔스는 노동자, 농민의 무산(無産)대중, 즉 프롤레타리아가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 계급 없는 사회를 지향하며 사회주의 이론을 더욱 발전시켰다. 
 세계 1차대전이 지리하게 이어지던 1917년 소련에서는 레닌을 중심으로 한 볼셰비키 세력이 무장봉기하여 이른바 10월 혁명을 일으켜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하였다.
 그리고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공산주의 체제들이 동유럽에 들어서고 1949년 마오쩌둥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은 중국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승리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하였고, 뒤이어 쿠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베트남, 라오스가 사회주의를  채택하면서 198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 전 세계의 5분의 2가 사회주의라는 이름의 공산주의 체제 아래서 살게 되었다.
 인류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2차대전 이후 상흔의 이정표처럼 전쟁을 야기한 독일은  분단되었고, 일본도 패망하면서 일제치하에서 해방된 우리나라 또한 자력적 재생력이 없다는 미명아래 분단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한 이데올로기적 냉전이 시작되었지만 핵무기로 인해 전쟁발발시 서로가 공멸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외면과 비난만 지속되었다.
 그런데 1990년 세계를 감동시킨 역사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이다. 온 세계 언론이 한달이 넘도록 주요뉴스로 보도했다. 영원히 분리된 채 살아갈 것이라 생각했던 동·서독이 갑작스레 통일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독일통일에  결정적 기여를 한 인물로  당시 외무부장관을 지낸 한스 디트리히 겐셔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그는 1989년 9월 헝가리로 하여금 오스트리아 국경을 개방토록 하였는데 그로 인해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개최됐던 한 평화축제장에서 600여명의 동독참가자들이 오스트리아로 탈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961년 8월 13일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후 발생한 최초의 조직적인 탈출이었다. 그로부터 2달간 무려 2만4000여명의 동독인들이 자유세계의 품에 안겼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베를린 장벽은 철거되었고 통일의 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그때 우리 국민들은 열망하였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될때 동·서독 국민들이 서로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며 환호하던 그 모습을 우리는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얼마나 좋았을까! 갈라진 땅덩어리가 하나되어 국토가 광활해지고, 보고 싶어도 볼수 없던 사무친 그리움이 풀어지고, 가고 싶어도 갈수 없던 곳으로 달려갈수 있다는 것이…
 이번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마주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대화하는 것을 보면서 어렴풋이나마 독일통일의 기쁨을 예감한 국민들이 많았으리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에야 말로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넜다. 여느때와 달리 북의 비핵화는 전 세계의 주요관심사가 되었으며 특히 미국의 가장 중요한 안보과제로 부각되었다. 이에 더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 자신의 낮은 지지율과 재선을 위해 북한 비핵화를 자신의 정치적 주요 치적으로 부각시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과거처럼  북한이 약속을 어기거나 기만한다면 온 세계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며 결코 다시는 믿지 않을것이다. 분노한 트럼프는 주저없이 군사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수세력의 숱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인내하며 김정은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낸 문재인 정부 또한 치명타를 입을것이며 우리나라도 힘의 응징만 남은 북한으로 인해 전쟁의 소용돌이 중심에 놓일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이제 남한도 북한도 하나의 길밖에 없다. 서로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좋을수만은 없다. 더러는 마찰과 충돌도 생길것이다. 그렇더라도 이젠 되돌아 못간다. 마음과 마음을 맞대어 평화와 공존의 길로 나아가야만 한다.
 인내하고 포용하며 설득끝에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문재인 대통령도 독일통일의 문을 연 한스 디트리히 겐셔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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