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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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회장,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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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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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복 포항뿌리회 前 회장

[경북도민일보] 반세기 역사를 간직한 포스코가 혼돈의 세계에 빠지는 바람에 포스코와 50년을 함께한 포항지역도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지경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권오준 회장이 미래비전선포식을 열고 ‘한계를 뛰어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Unlimit the Limit : Steel and Beyond)’라는 미션과 비전으로 100년 기업 포스코의 거대한 미래를 전 세계에 공표하는 행사를 가진바있다. 또한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해서 6개항에 걸친 ‘상생협력강화 양해각서’를 포항시와 체결하며 포항과 포스코 ‘100년 동행’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래비전선포나 양해각서가 무색해진 갑작스런 권 회장 사임 발표(4월 18일)가 나면서 포스코 경영에 혼란이 오고 있다.
50년 세월을 화합과 갈등의 연속 속에 살아온 포항시민들로서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CEO 잃은 포스코’와의 상생 의미가 어떤 형태로 엮어갈 것인지 불안하기만 하다. 경영주체가 흔들리고 있는 이 시기에 그나마 상생협력 강화 양해각서 체결의 실천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연이어 터져 나온 50주년기념으로 서울에다 수천억을 들여 청년창의마당을 만든다는 뉴스에 지역사회가 발끈하고 나서는 등 포항의 분위기는 예사롭지 못하다.
50년 역사 속에 여러 명의 CEO가 바뀌었지만 어느 한사람도 제 뜻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 두는 흑역사(黑歷史)의 기록이 또 한 번 이루어지고 있어 자못 서글퍼지기만 한다. 
포스코 회장자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는 불문가지의 일이다.
글로벌기업으로 국가기간산업의 중추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10대강국의 대한민국을 끌고 가는 세계적 철강기업을 책임지고 경영할 CEO의 역할이란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최일선 사원들과의 소통문제부터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적 책무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무한경쟁의 세계경제에 발 빠른 판단과 유연한 대처로 기업이윤 창출과 국가발전에 진력하여야 할 사명감을 함께 필요로 하고 있다.
필자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역민의 한사람으로 또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민기업이나 다름없는 포스코를 수십 년 지켜 본 나머지 포스코회장이란 지위에 걸 맞는 인물은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세계 철강 산업을 선도하는 철강대기업으로 글로벌마인드가 충만하고 대외 인지도가 인정 받을만한 경지에 있는 사람으로 세계경제의 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세계 철강경기 전망을 명확히 판단하여 경영전략을 세울 수 있는 능력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지금껏 포스코 회장에게 덧 씌워진 경영능력이외의 빚(?)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좌불안석해야 하고 정치 편향적으로 움직이는 사람과 패거리 문화에 젖어 특정 학맥이나 인맥을 통한 ‘보이지 않는 손’에 얽매이는 사람은 안 된다. 그가 아무리 월등한 스펙을 가졌다 해도 누군가 또는 어느 집단에게 편향 된 사람은 글로벌기업 포스코를 경영해서는 안 된다는 게 50년 역사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우리는 안다.

그리고 향후 100년 기업 포스코를 ‘제2의 창업시대’로 이끌 수 있으며 지금까지의 불합리적 경영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신선한 인물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포스코는 일제 강점기 조상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만들어진 민족자본기업으로 제철보국의 사명감과 애국심이 없는 사람은 필요치 않다. 대한민국의 부흥과 국익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피 끓는 열정과 그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단과 소신을 겸비한 사람이어야 한다.
얼마 전 중앙 일간지에 이런 기사가 난 적이 있다.
“자기이익 극대화를 자제하고 커뮤니티와 연대감을 높이는 포스코의 노경협의회가 21세기 한국형 노조모델이다”라고 밝힌 송호근 서울대 교수의 인터뷰기사였다. 1년간 포스코를 관찰한 송 교수가 내린 결론이 우리나라 노사문화의 바람직한 미래가 포스코에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한 내용이다.
이렇듯 포스코는 여느 대기업의 경영환경 보다 훨씬 나은 ‘토론, 협업, 연대’가 잘 이루어지는 365일 꺼지지 않는 용광로의 불처럼 탄탄한 기업문화가 살아 있어 CEO가 경영외적인 문제에 정신 팔지 않으면 충분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훌륭한 기업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포스코 본사가 위치한 포항이 50년 동안 수많은 갈등과 애환을 겪으면서도 포스코를 진정 사랑하고 있다는 자체가 더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좋은 환경에 올바른 사고와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CEO가 한 배를 타고 있다면 그 어떤 거센 파도도 넘어설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리고 포항과 광양에 대한 편견이나 지역 차별을 하지 않고 서울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는 식의 특권의식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 한낱 제철소 공장이 위치한 지방도시 쯤으로 여기며 홀대하는 모습은 미래가 없는 게 아닐까. 지금껏 포항과 광양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진정성 있는 마인드로 지역협력에 진심을 담을 줄 아는 CEO가 필요하다.
포스코의 모든 제품이 만들어지고 품질의 격을 높이는 생산, 조업, 기술연구가 모두 포항, 광양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며 포스코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지역에 무엇이 문제인지도 눈여겨보며 상생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포스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민들이 포스코로 부터 갖는 피해의식 등도 보듬을 줄 알아야 하고 지역 민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소통능력과 포용력을 함께 지닌 사람이면 포스코 회장으로 자격 있다 할 것이다.
50년을 함께해 온 지역에 무엇을 해줄 것인지를 고민하지 말고 100년을 함께 할 포항을 위해 포스코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시민들이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아는 그런 회장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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