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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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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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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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지난 50여년간의 현대사를 연구한 미국의 사회학자가 시대적 변천사를 이렇게 규정했다.
1950년대는 허무의 시대였다. 2차 세계대전속에 숱한 죽음을 보며 사람들은 삶에 대한 깊은 허무에 빠졌던 것이다. 1960년대를 가리켜 쾌락의 시대라고 했다. 무수한 죽음을 보며 허무에 빠져들었던 사람들은 우선 즐기고 보자며 쾌락을 탐닉하게 되었다.
1970년대는 방황의 시대였다. 쾌락이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줄수 없다는걸 깨닫게 되자 사람들은 방황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 1980년대를 그는 이기주의의 시대라고 말했다. 급속한 경제개발을 이루면서 유대감이 결여된 사회구조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철저한 이기심의 지배를 받는 나밖에 모르는 시대가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1990년대는 가치혼돈의 시대였다.
그 당시 사람들은 부를 이루는 것이 생의  최대목적이었다. 돈이 삶의 절대가치로 등극하자 인간의 본질을 잃어버린 가치관 혼돈의 시대가 되었던 것이다.
지금의 이 시대를 무엇이라 부를수  있을까? 어쩌면 상실의 시대라고 할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사는게 너무 재미없다.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말들이다. 사는 게 활력도 없고 재미도 없단다. 그저 살아 있으니 사는 거란다. 거리를 나가보면 행인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무표정하다. 웃음이 없다. 그리고 어지간한 일에는 감동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는다. 지극히 냉소적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첫번째는 열망의 상실이다.

자신의 생애를 걸만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인들의 최대 비극이다. 어릴적 꿈꾸었던 소망,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한 갈망을 눌러 죽이고 소득위주와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한다. 그리고 성취감이나 희열도 없이 해가뜨고 질때까지 활동해야 할 대부분의 밝은 시간을 오직 먹고살기 위해 소진시킨다.
두번째는 존재본질의 상실이다.
삶은 뚜렷한 두가지의 형태가 있다. 하나는 소유를 축적하는 삶이고, 또 하나는 존재가치를 추구하는 삶이다. 소유의 만족도는 반드시 비교대상이 존재한다. 그래서 비교대상보다 우위를 점했을때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완벽한 단절은 그 모든 소유를 재로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그  끝자락에서 헛살았다고  통곡한다. 존재가치란 나로 인해 누군가가 기뻐하고  누군가 행복해지는 이타적 선상에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이웃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다.
인간이 도저히 극복하지 못하는 두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죽음’이고 나머지 하나는 ‘외로움’이다. 죽음은 절대적이고  외로움은 상대적이다. 지금 우리들은 인류역사상 가장  번성하고 있으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할수 있고, 가고 싶어하는 곳을 갈수 있으면서도 우리는 모두 고독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현재시대를 사는 우리가 회복해야 될 것은 무엇인가?  먼저 세상을  자신에게 준 선물로 여기고 갈망하는 것에  대해 도전하는 일이다. 그러나 어쩔수 없이 그 갈망과 다른 직업을 선택하였다면 자꾸만 벗어나려 할것이 아니라 거기서 최선을 다하여 의미와 가치를 창조해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나는 무엇을 할때 기쁘고 행복한지 자아를 찾아 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인생길에서 일평생 분투해야 될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 길에서만 생의 진정한 만족을 얻을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동체의 순전한 일원이  되어야 한다. 사람은 혼자서는 그 어떤  의미도 발생되지 않으며, 혼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는 존재이다. 행복은 ‘너와 나’, ‘나와  타인’ 사이에서의 교감으로 파생된다. 그러므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서로간의 신뢰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갈때 그 안에서 인간으로서의 최고의 완전성을 찾을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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