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구미시민의 눈물 외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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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구미시민의 눈물 외면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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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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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삼성전자가 구미에 있는 스마트시티 네트워크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의 타 지역 이전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구미지역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스마트시티 내 네트워크사업부는 휴대전화 기지국의 네트워크 장비를 생산하는 부서로 현재 5개 파트 4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네트워크사업부 수원 이전은 조직의 통합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 방침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 이윤만을 내세워 40년 동안 터전을 일구어온 구미에서 조직 일부를 철수시키는 것은 기업의 도덕적 책무를 망각한 처사로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다.
또한 지역발전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국내에서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삼성전자는 조만간 대규모 투자계획과 고용확대 계획을 밝힐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구미에서는 오히려 이와 정반대되는 일을 벌이고 있으니 삼성측의 투자, 고용확대 계획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구미시민의 피땀이 무엇보다 컸다. 그런 까닭에 시민들은 삼성전자를 키운 주인공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구미에 대해 투자를 늘리기는커녕 조직개편과 통합을 이유로 일부 사업부를 타 지역으로 철수 이전시킨다는 소식은 시민들에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네트워크사업부 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삼성 메디슨도 구미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멘붕상태다. 삼성메디슨은 2010년 삼성이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의료기기 사업체로서 삼성전자가 2011년 인수한 경주 사업장을 2012년 구미로 이전해 당시 구미시는 대대적인 입주 환영행사까지 연 바 있다.
상황이 이에 이르자 지자체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삼성측에 대해 이전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석춘·백승주 국회의원과 장세용 구미시장, 김태근 시의회 의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와 삼성메디슨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전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수많은 구미시민들이 직장을 잃고 구미경제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과거 구미시민과 삼성전자가 합심해 불굴의 정신으로 IMF 위기에 대응한 것처럼 이번 (삼성전자의 경영) 위기도 상생협력으로 극복해 성공적인 세계적 모범사례를 만들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고 조직적이다. 구미시새마을회, 한국자유총연맹 구미시지부, 바르게살기운동 구미시협의회, 구미여성단체협의회 4개 단체는 ‘구미 삼성지키기 범시민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이전 반대운동에 돌입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지역경제에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40여년간 구미와 함께해 온 삼성의 이전 소식을 접한 시민은 공황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운동과 이전 결사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삼성전자가 고향과도 같은 구미시민의 눈물어린 호소와 들불처럼 타오르는 반발을 무시하고 기업이익만을 추구해 이전을 강행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 찍힌 기업이 설 자리란 이 땅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네크워크사업부와 메디슨 이전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지자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상생협력 방안 찾기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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