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국민 우롱한 ‘불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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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국민 우롱한 ‘불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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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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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공정거래위원회 정재찬 전 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공정위 퇴직자를 대기업 등에 특혜 재취업시킨 혐의다. 법원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범죄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신영선 전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기업의 독과점을 막고 불공정거래 규제를 통해 건전한 경제질서 확립을 위해 일해야 할 경제 사법기관 고위 간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취업 청탁과 압박을 일삼았다고 하니 이는 ‘고양이한테 생선 맡긴 격’이나 다름없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퇴직 예정자의 취업을 알선하는 과정에서 기업 감시 담당관을 동원해 기업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핵심 간부들이 사실상 취업 브로커 역할을 한 것이다.
공정위의 청탁행태를 보면 더욱 기가 막힌다. 이들은 퇴직간부들의 취업 청탁을 하면서 행정고시 출신은 2억5000만원, 비고시 출신은 1억5000만원 등 연봉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자동차 대기업에 아들, 딸까지 취업청탁을 했으며 실제로 이들 모두 그룹 계열사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취업청탁 행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검찰 발표에 의하면 2010년께부터 지난해 초까지 해마다 4급 이상 퇴직자 10여명을 대기업 등에 재취업시켰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특별한 업무도 없이 고액 연봉만 꼬박꼬박 챙겨왔다.
심지어 국내 5대기업은 아예 공정위 퇴직자를 위한 전용 보직을 마련해 놓고 퇴직자들은 대물림하듯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줬다고 하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연봉은 2억원 선으로 연봉과 임기 등에 따라 3급은 3급끼리, 4급은 4급끼리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들이 재취업한 해당 기업은 불공정 거래 등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게 될 경우 공정위 상황을 파악해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공정위와 기업이 공생관계를 유지해 온 셈이다. 이러고도 공정위가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수 십 년간 국민을 우롱하고 속여온 이들의 파렴치한 행태에 분노를 넘어 자괴감마저 든다.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단속하고 처벌해야 할 공정위 스스로가 이러한 불법적인 일을 자행해왔다면 이들이 법 집행을 제대로 했을리 만무하며, 오늘날 대기업의 갑질이 판치는 데에는 이들이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봐야 마땅하다.
공정위 뿐만 아니라 퇴직자 재취업 관행은 현재 우리 공직사회 전반에 확산돼 있는 현상이다. 어떤 정부 부처 퇴직자가 어떤 공기업과 단체에 ‘낙하산’으로 재취업할 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정위의 경우와 같이 감시·감독을 해야할 정부기관이 취업 청탁과 재취업으로 기업이나 산하기관, 단체 등과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키게 되면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로인해 온갖 부정부패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금까지 소위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으로 눈감고 지나간 일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공직사회에 만연돼 있는 이러한 관행이 오늘날 우리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부실 대한민국을 부추기는 원인은 아닌지 되돌아 볼 때다. 공정위 전 간부들의 불법적이고 몰상식적인 행위를 일벌백계로 다스려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부조리한 관행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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