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위한 연극프로젝트 ‘다시, 설렘’ 2기 눈길
  • 이경관기자
부부 위한 연극프로젝트 ‘다시, 설렘’ 2기 눈길
  • 이경관기자
  • 승인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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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부부란 둘이 서로 반씩 되는 게 아니라 하나로서 전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 하나가 돼 부부의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부부는 처음부터 하나가 아니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런 과정 속에서 부부는 하나가 되고, 서툴고 얕았던 감정이 깊고 묵직한 진정한 ‘사랑’으로 피어난다.
 포항문화재단 부부를 위한 연극프로젝트 ‘다시, 설렘 2기’는 이런 진정한 부부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다시, 설렘은 포항문화예술회관 문화예술교육인 PACE 예술아카데미 기획 교육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다시, 설렘’은 평범한 시민들이 연극을 직접 배우고 만들어가는 문화예술참여교육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며 성황리에 성료됐다.
 올해 2기는 1기에서 성장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부부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연극을 통해 부부가 진정한 소통을 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13일 연습에 한창인 이들을 직접 찾아봤다. 다시, 설렘 2기는 양윤정·권해수 부부와 문미자·김순찬 부부가 참여한다.
 또한 김민철 포항시립연극단 단원이 연출로 나서며, 김용화 포항시립연극단 단원이 조연출로 참여,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연극이 되도록 돕는다.
 이들은 매주 월, 금요일 포항문화예술회관과 포항시청 대잠홀 등지에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두 부부들은 지속 수정 보완작업을 거치고 있는 대본을 들고 연습에 한창이었다.
 김민철 연출은 전체적 그림을 보완하기 위해 디테일한 연기를 코치했으며 김용화 조연출은 아직은 서툰 감정선을 만지며 이들의 무대가 완성도 있도록 돕고 있었다.
 희로애락(喜怒哀樂).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뜻하는 말로, 사람의 여러 가지 감정을 이른다. 이들 부부들이 전하는 희로애락은 우리네 삶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부부들의 모습이었다. 이들은 때론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사소한 오해로 큰 싸움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양윤정·권해수 부부의 이야기는 부부 관계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모든 관계에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갈등과 오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들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시작된 갈등의 골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졌고 결국, 돌고돌아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이 부분을 연기할 때 이들 부부는 감정이 복받치는듯 울먹거렸다.
 “너희가 사랑을 할 때 상처를 받기도, 주기도 한단다. 그 상처가 너희에게 꽃비가 되기를 그래서 큰 나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사람이든 사명이든 무엇이든 사랑한다면 너희의 꿈이라는 욕심을 내려놓고 가거라.”
 윤정의 대사 중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해주는 말은 윤정이 해수에게, 해수가 윤정에게 하고픈 말이었을 것이다.
 이들 부부가 전하는 부부의 이야기, 삶의 이야기는 둘에서 하나가 된 이 세상 모든 부부들의 회고록이었다.
 문미자·김순찬 부부의 이야기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부부싸움의 이야기부터 아이를 힘겹게 갖게 된 이야기까지 많은 부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은 결혼초기 음식쓰레기 처리 문제, 늦은 귀가 문제 등 사소한 것에서 부터 시작된 싸움은 감정싸움에 대해 무대 위 풀어낸다.
 김순찬 씨는 바쁜 출근 시간에 자신에게 음식쓰레기를 손에 쥐어주는 연기를 하는 미자 씨를 보며, 입을 삐죽이는 등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릴 정도로 현실적인 장면을 그려냈다.
 사소한 다툼이 습관이 될 즈음 순찬 씨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았던 어린 미자 씨를 떠올렸다.
 “그동안 애써 감춘다고 얼마나 힘들었어. 이젠 내 어깨에 기대어 쉬어도 돼”라며 미자 씨에게 고백하는 청년 순찬 씨의 모습은 멋졌다.
 김순찬 씨는 “연극을 통해 처음으로 타인에게 내 전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자체로 힐링”이라 말했으며 권해수 씨는 “연습을 하며 옛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철 연출은 “참여하는 두 부부 모두 1기 공연을 보고 참여하신 분들”이라며 “이 연극교육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아 보람차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9월 8일 오후 7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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